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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
김규항 지음 / 돌베개 / 2005년 9월
평점 :
나는 솔직히 이런 책이 불편하다. 딱히 꼬집어 나같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이것이 내가 갖는 자격지심인가보다.
어렵지 않고 쉬운말을 쓴다고 하지만 가끔은 내가 선뜻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도 섞여들어있다. 그가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날카로움에 내가 많이 불편하다. 어쩌면 나는 그저 두리뭉실하게 살아와서 더 그러는것인지도 모르지, 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딱히 위안이 되는 건 아니다. 평소에 잘못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정확히 집어내고 얘기를 해 줘야 서로의 발전을 위해 좋은 것이다 라고 줄창 떠들어 대던 나의 말이 거짓말이고, 내 생활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느껴야 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말을 내뱉고,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잘못한 것은 솔직히 시인하며 반성하는 그의 글들이 나를 반성하게 하였다. 그리고 뜻밖에 예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종교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여 괜히 내 마음이 더 좋았다. 너무 뾰족하고 날카로워 아프기만 하고 불편할 줄만 알았던 이 책은 조금씩 조금씩 읽어나갈수록 그 따뜻한 마음이 우러나오는 것 같아 '참 좋았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내 마음 한구석은 그가 내뱉는 말들로 인해 불편해하겠지만, 그러한 마음이라도 있다면 그래서 날마다 나를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이라 믿고 싶다. 이러한 과정없이 한순간에 나를 깨울칠수는 없겠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