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밑줄긋기가 있지만.
그녀, 안젤리의 이야기는 조금 더 마음을 치고 지나가.
엊그제 골목을 돌며 과일을 파는 아저씨가 수박을 들고 집 현관까지 가져다주시고는 수박값을 건네받으며 한말씀 하셨지.
책이 많네요.
에휴, 저 안쪽에는 더 많아요.
책많으면 좋지요. 저는 책 많은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부엌안쪽에서 식사준비를 하다가 들려온 얘기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였는데.
어머니는 발디딜틈없이 집안을 점령하고 있는 책괴물이 지긋지긋한데, 아저씨는 그것이 부럽다는거였지.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아이 여섯을 키우고 그 아이들은 또 돈을 벌기위해 이주노동자가 되어야하겠지만. 행복을 잃지않는 안젤리는 소설책을 사고 웃음을 잊지않는게지.
책을 발디딜틈없이 쌓아두고 사는 나는.
왜 행복하다는것도 잊고. 웃는것조차 잊고 살아가고 있는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