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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미치게 하는 바다 - 한국 대표 사진작가 29인과 여행하는 시인이 전하는 바다와 사람 이야기
최민식.김중만 외 사진, 조병준 글, 김남진 엮음 / 예담 / 2005년 7월
품절
나를 미치게 하는 바다.
하지만 사실, 나의 바다는 위안과 꿈의 바다.
내 마음이 허할때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나를 쓰다듬어 위로해 주고,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흐르는 바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미래에 대한 꿈을 꾸게 해 주는 바다.
그리고 바다에서 시작된 삶은,
바다가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듯이 수없이 많은 의미를 담고 퍼져나간다.
바다가 나를 불렀다. 시도 때도 없이, 밑도 끝도 없이, 툭하면 바다가 나를 불렀다. 바다가 부른다고 언제든 바다로 달려갈 수 있는 삶이 몇이나 될까. 바다가 부르면 두 손바닥으로 귀를 막아야 했다. 귀를 막으면 바다는 내 콧속으로 흘러들어오고, 내 망막을 시퍼런 물로 뒤덮었다. 총체적 유혹. 모든 감각을 다 아우르는 바다의 유혹. ... 밥벌이를 위해 흘리는 땀이 모두 땀구멍을 통해 증발하지는 않는다. 2퍼센트쯤의 땀은 피부를 뚫지 못하고 몸속 어딘가로 흘러간다. 어디로? 내 안의 바다로. ...... 눈을 감으면 느낄 수 있다. 내 안의 작은 바다 속으로 저 큰 바다가 밀려들어오는 것을. 내 안이 온통 바다로 채워지면 아주 오래된 꿈 하나가 그 수면 위로 떠오른다. 살아 있는 것이 되고 싶었던 어떤 물질의 꿈. 그래, 그것이었다. 바다가 나를 부른 이유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지만,
바다앞에 서면 언제나 혼자 서 있는 나 자신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지만 고립된 삶이 아님을 느낄 수 있는.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바다.
(이 사진은 본문의 사진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