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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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빛이 쏟아진다.
줄줄이 걷고 있는 친구들. 먼지 자욱한 길. 가까워져 오는 시내의 소음.
그러나 그때,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있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주 똑같은 것을.
앞으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긴 세월.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버린 지금부터, 두 사람의 새로운 관계를 기다리고있는 시간. 이제는 도망 칠 수 없다. 평생 끊을 수 없는 앞으로의 관계야말로 진짜 세계인 것이다.
그것이 결코 감미로운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두 사람은 예감하고 이다.
이 관계를 짜증스럽게 생각하고, 밉게 생각하고, 상관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리라는 것을 두 사람은 알고 있다.
그래도 또 서로의 존재에 상처받고, 동시에 위로받으면서 살아가게 되리라는 것도.
두 사람은 말없이 걷고 있다.
같은 눈, 같은 표정으로.
그들은 이제 돌아갈 수 없는 곳을 향해 걷고 있다.-349-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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