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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신화
손홍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기나긴 휴가를 끝내고, 쉼의 길이와 깊이가 컸던 만큼 그 휴가의 후유증이 컸던 때 나는 무식하게 이 책을 꺼내들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소설'책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리고 더 불편한 마음으로 책을 놔 버리지도 못한채 조금씩 마음을 갉아먹듯 부여잡고 있었다.
잊고 있었던 지독한 세상살이의 모습속에서 내가 믿는 하느님을 죽여버려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나를 목조르기 시작했고, 숨이 막혀 컥!하고 소리를 지르려고 할 즈음에야 겨우 숨통을 조이는 '이야기'책을 옆으로 밀쳐놨다.
이/ 야/ 기/ 일뿐이야!
이건 '신화'야. 허무맹랑한 사람의 신화 이야기. 아니, 현실은 이보다 더 무겁게 나를 짓누르게 될것이 두려워 외면하려 했다. 나는 이런 이야기들이 너무 무섭다.
...
여전히 나는 하느님을 믿사옵니다, 라고 신앙고백을 할 것이고, 여전히 나는 나의 현실에서 많은 이들을 잊고 살 것이고, 여전히 나와는 상관없는 이들의 불행에서 슬픔을 잊어버릴 것이다. 이것이 나의 죄, 라는 것을 나는 고백해야 할 것이다. 내게서 얼굴을 돌리시는... 우리에게 버림받으신 하느님을 껴안기 위해 나의 마음을 찔러 하느님을 부활시켜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