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1 - 눈동자의 집, 개정판 위험한 대결
레모니 스니켓 지음, 한지희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언젠가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소설들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좀 더 어린 친구들의 성장소설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이야기의 흐름과 결말이 빤히 보이는 듯 해 재미없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의 관심 대상이 그들에게서 멀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읽기 위해 레모니 스니켓의 위대한 대결을 구입한다는 것은 정말 여러번 심사숙고해야했다. 읽고 싶은 책도 읽어봐야 할 책도 많은데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어린이용 도서를 구입한다니.

위험한 대결에 대한 평가는 그리 많지 않은데 소설을 읽기 전에 그 내용이나 평에 대해 되도록이면 보지 않으려는 내 습관때문에 그저 누군가 믿을만한 사람이 이 책을 추천했다,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첫째권을 읽으면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받으면 가장 먼저 저자 레모니 스니켓이 독자에게 드리는 글을 접하게 된다. '단순하고 신나는 이야기를 바라는지? 그러면 이 책을 집어든 것을 후회할지도 모르며 행복한 해피엔드를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이 책을 내려놓고 다른 가벼운 책을 집어들라'고 권하고 있다. 그런데 어쩐지 나는 오히려 그래서 더 이 책에 흥미를 느꼈다. 아이들의 인생이라고 언제나 즐겁고 신날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 가벼운 것도 좋지만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면 책을 읽는 즐거움은 금세 질려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는 드디어 위험한 대결의 첫번째 장면을 펼치게 되었다.

 

어느날 갑작스러운 화재로 부모님과 집을 잃어버린 보들레어 가의 세 남매, 바이올렛과 클로스, 서니는 부모님의 유언에 따라 그들을 키워 줄 친척집에 가게 된다. 세 남매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는 친척 올라프 백작의 집으로 가는데, 그곳의 곳곳에는 눈동자 그림이 그려져있다. 마치 모든 것을 감시하고 있다는 듯.

그렇게 눈동자의 집에 살게 된 세 남매의 고난과 그들의 유산을 가로채려는 올라프 백작의 정면 대결이 위험한 대결의 첫번째 이야기이다.

 

이야기에서는 전반적으로 음산하고 어둡고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위험한 대결은 어쩌면 팀 버튼이 그려내는 이야기의 아동용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서운 느낌이 들지만 익숙해지면 그것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우리와 아주 조금 다른 느낌이라는 것 정도? 동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상력이나 판타지가 담겨있는 모험 이야기가 아니라 지독하게 현실적인 느낌이 들지만 위험한 대결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세남매의 활약을 통해 내 앞에 닥친 모든 문제를 피하지 말고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싶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첫번째 대결이야기에서 조금 더 흥미로움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른인 내가 읽기에 세 남매의 모험은 그만큼 크고 무겁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쨌든 이 위험한 대결의 끝은 무엇일까... 조금씩 더 궁금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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