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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3 2 -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는지 체크해 줄 사람 ㅣ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낢이 사는 이야기의 작가 서나래가 벌써 십년차 생활만화가라고 한다. 단행본이 나올때마다 벌써 시간이 이리 흐르고 있나, 싶은게 불과 얼마전인 듯 한데. 그녀의 생활 만화를 계속 읽다보면 그녀의 나이에 따라, 그러니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생활의 주제도 조금씩 달라지고 친구였던 이과장이 어느틈에 애인이 되어 있었고 이제 그와의 연애같지 않은 연애 생활이 끝나고 앞으로는 결혼생활이 그려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보면 이 책의 말미에 할머니가 되어 있는 낢의 모습과 할머니가 된 낢의 일상이 그려지는 생활툰도 그리 낯설지 않다.
아무래도 연애를 하다보면 온통 연애이야기만 하게 되리라는 것을 예상하게 되는데 낢이 사는 이야기에는 낢의 생활도 중요하기에 이야기의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다는 나래작가의 말이 조금은 와 닿는다. 아니, 어쩌면 너무 무덤덤한 그들의 연애이야기가 좀 더 박력있게 그려지지 않아서 아쉽다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절제를 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간밤에 변사체가 되지 않았는지 체크해 줄 사람'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번 시즌 이야기는 작가가 낢의 생활도 중요하기 때문에 균형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연애이야기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낢의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슬그머니 남자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된 부분이 많다. 서로의 입장차이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낢의 이야기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괜한 겉포장없이 사실적인 묘사로 부끄러움과 민망함과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들에서 객관적인 이야기로 흘러가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아, 물론 어쩌면 이런 느낌 역시 나의 주관일뿐일수도 있지만.
서로의 생각과 생활의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서부터 연애하는 동안 서로의 생각과 취향이 다른데 그것을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이 그녀 특유의 코믹함으로 그려지면서도 왠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해 주는 생활 이야기들이 재미있으면서도 짠하다. 십년이 된 생활만화는 그냥 세월만 먹으며 지내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이야기들이다. 이것은 할머니가 된 낢의 모습도 기대되지만 일단은 새내기 주부가 되어 겪는 낢의 결혼 생활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