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
한상봉 지음 / 다섯수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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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 한마디 하자면 이 책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이, 혹은 천주교 신자라 하더라도 그저 프란치스코 교종의 한국방문을 계기로 그분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읽어보려고 한다면 그리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역시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프란치스코 교종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저자의 이름만 보고 조건반사적으로 책에 관심을 가졌을뿐인데 전반적으로 천주교회의 근현대 역사와 신학의 흐름을 꿰뚫으면서 프란치스코 교종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런지 프란치스코 교종과 관련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그리 쉽게 읽히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종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 즈음 그리 낯설지 않은 저자의 이름에 망설임없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내가 너무 오랫동안 가벼운 책들만 읽었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한국천주교회뿐만 아니라 천주교의 전반적인 교리와 신학, 현대에 있어서의 복음과 신앙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조차 없었던 내가 단지 프란치스코 교종의 이름만으로 관심을 갖는다는 것부터가 무리였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단지 한때 반짝거리며 유행을 타는 유명인사나 연예인에 대한 동경이 아닌것이기에 그분에 대해 알고 싶다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종이 어떻게 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는 그분의 행보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 자신의 신앙과 실천, 복음의 기쁨이 무엇인지 깨닫고 행하는 것의 의미를 들여다보게 하고 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종 개인의 가족사를 통해 그가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어떠한 영향을 받으며 수도사제의 생활을 하였는지에서부터 시작하여 그가 교종의 이름으로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을 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콘클라베를 통해 교종선출이 확정시 되었을 때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말아달라'는 추기경의 인삿말을 마음에 담고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하게 된 것은 단지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상과 이념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어떠한 지위에 있든 프란치스코 교종은 항상 '가난한 이들'을 선택하였고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점점 더 가난한 이들과 멀어져만 가는 교회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인 것이다. 군부독재시절을 겪어내며 천주교사제들의 죽임을 당해야하는 것을 봤던 프란치스코 교종의 조국 아르헨티나의 상황과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교회가 이념과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이땅의 평화와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처음 강정해군기지공사현장 앞에서 미사를 할 때, 몇몇 신자들이 거룩한 미사를 길거리에서 함부로 한다며 화를 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간혹 그곳에서 미사참례를 하다보면 지나가면서 큰소리로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과연 '거룩함'이 무엇인지, 불의가 판을 치고 있는 그 현장에서 미사를 드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잠깐이라도 생각을 해 봤을까.. 싶어진다. 아니, 과연 그들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본적이 있을까.

행동하는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는 무조건적인 프란치스코 교종의 추종이 아니라 그 원의를 깨닫고 우리가 무엇을 본받고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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