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나 - 개혁가 프란치스코와 한국
김근수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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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종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 거기에다 교종의 방한으로 인해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프란치스코 교종에 대한 일화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 조각조각들만을 보고 있다가 문득 좀 더 프란치스코 교종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차별적으로 쏟아져나오는 교종에 대한 책들 중에 내가 읽을 책이 무엇일까 뒤적거리다가 '교황과 나'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수퍼스타처럼 인기쟁이로 떠오른 교종은 그분의 의향과는 상관없이 그 모습에 심취해 그저 영웅처럼 떠받드는 이들만 산재해있고 정작 그분의 뜻을 따라 함께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 들기 시작할즈음 이 책은 내게 신선한 일깨움을 주었다.

막연하게 남미출신의 교황이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프란치스코 교종의 탄생과 성장배경, 그러니까 이주민의 역사를 갖고 있고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이주노동자들의 주거지역에서 성장하여 예수회의 사제가 되었고 교황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읽으니 지금 프란치스코 교종의 행보가 확실히 더 잘 이해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단지 프란치스코 교종의 전기와 같은 책이라고 이해를 하면 안된다. 가톨릭의 역사 안에서 교종의 의미와 역할, 특히 2차바티칸공의회의 역사적, 종교적 의의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현재 한국천주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자의 글에 완전한 동감을 하며 지지를 한다고 말을 할수는 없지만 커다란 맥락에서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프란치스코 교종을 위대하고 훌륭하다고 칭송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의 뒤를 따라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에 깊은 성찰을 해야하는 것처럼 교회에 나올 이유보다 교회를 떠날 이유가 더 많아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하며 프란치스코 교종이 내게 던져주고 있는 실천의 의미를 일깨우게 하고 있다.

 

오래 전 세례를 받을 때, 세례명을 두고 고민을 하다가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에 마음이 혹하여 그분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받았고 그분의 삶에 관한 글을 읽으며 가난한 삶, 자연과 벗하며 온 세상을 찬미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신앙의 삶에 대해 고민하던 나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게 되었다.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 신앙과는 거리가 먼 종교생활을 겨우겨우 해나가고 있는 나 자신을 부끄러워고 있으니 이제 다시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따라 나 자신의 삶을 개혁해가는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믿고 싶다.

 

덧. 교구장님이신 강우일주교님께서 왜 교황님을 '교종'이라 부르는가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었다. 나 역시 황제의 이미지를 떼어버리고 거기에 더하여 '교회의 종'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교종이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교황님이 더 입에 붙어있지만 글로나마 '교종' 프란치스코라 표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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