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의 외출 - 나를 찾는 내면아이
김현정 글.그림 / 위즈앤비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연예인들이 글을 많이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연예인의 팬인지 아닌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그들의 이야기에는 무엇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기웃거리며 들춰본것들이 많았다.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는 모자람없이 감탄을 하지만 그들의 사적인 생활이나 사고방식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가 그들이 펴낸 책을 보면서 뜻밖의 모습에 그들을 다시 보게 되기도 했다. 많은 연예인들이 동물을 사랑하고 지구환경을 위해 실천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눔 실천을 하거나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에세이들을 펴내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조금은 뜻밖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은 배우 하정우의 책이었다. 별 기대없이 책장을 펼쳤다가 눈길을 사로잡는 강렬한 그림에 반했었는데 랄라의 외출을 보니 그때의 그 느낌이다. 물론 처음 '랄라'의 모습을 봤을 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귀여운 토끼 인형을 그린건가? 정도의 느낌뿐이었으니까.

 

배우 김현정이라고 했을 때 누구지? 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사실 그녀가 누군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책의 부제로 쓰인 '나를 찾는 내면아이'에 관심이 갔고 '배우'를 내세우기보다는 그녀의 '그림'에 더 관심이 갔다. 그리고 실제로 글을 읽어보니 이 책은 '배우' 김현정이라는 것에 편승해 쓰여진 글이 아니라 내면의 자아를 찾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큰 위로가 되어 준 자아의 투영인 '랄라'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심리학 에세이이면서 또한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그림 에세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다. 종이에 인쇄된 그림을 보면서 대충 넘겨가고 있었는데 '전통 회화 재료인 고급 비단과 안료를 사용하고 그림의 강조될 부분인 화안에 견사를 사용했는데 이는 자수를 그림 그리는 화법에 처음으로 활용한 것으로 한중일 동아시아 미술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이것을 화주수보 화법이라 한다는 것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미술사적으로 대단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설명을 읽고 그림을 다시보니 실제의 그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그녀의 글에는 꾸밈과 과장이 없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느끼고 배우면서 깨달은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쓰고 있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보이는 대로 똑같이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부를 하면서 '잘 그리는 것만큼 다듬어진 생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단순한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그리고자 하는 대상과 나 시이에 정서적 교감이 반드시 필요하다'(74)는 것을 털어놓는다.

'아무리 주변에 좋은 사람과 좋은 책이 있어도 내가 마음을 닫고 감정을 억누른다면 모든 게 쓸모없다'(198)는 것도 깨달은 그녀는 자신의 내면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설교나 가르침보다 따뜻한 손길과 웃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세상을 보는 시선이 변하고 세상이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글을 읽는 재미, 그림을 보는 재미 그리고 조금 더 깊이있게 자신의 내면자아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랄라의 외출은 나 자신의 랄라를 찾아 나서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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