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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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조용한 나날을 보내며, 집안에 넘쳐 흐르는 새로운 생명력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노년기를 훌륭하게 보내는 비결이란 고독과 영광스러운 조약의 체결뿐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그는 아침 다섯시에 얕은 잠에서 깨어나, 부엌으로 가서는 언제나 변함없는 씁쓰레한 커피르 ㄹ한 잔 마시고 하루종일 작업실에 들어앉아서 일을 하고, 오후 네시가 되면 의자를 끌고 테라스로 나가서는, 불타오르듯 강렬한 장미숲과 한낮의 밝은 태양과 끓는 주전자처럼 씩씩 소리를 내며 고집스레 우울을 짓씹는 아미란타는 의식하지도 않고, 어둠이 내리도록 그 자리에 앉아서 모기들의 성화에 못이겨 쫓겨 들어가 ㄹ때까지 줄곧 앉아 있었다.-227쪽

한 순간의 화해란 평생동안의 우정보다 훨씬 값진 것-315쪽

'이럴 줄 모르셨나요?' 그가 태연히 중얼거렸다.
'세월은 흐르게 마련입니다'
'그렇기야 하지' 우르슬라가 대꾸를 했다. '하지만 별로 흐르지도 않아'
이 말을 했을 때 우르슬라는 자기가 옛날 죽음의 골방에서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했던 대답을 그대로 되풀이 했음을 깨닫고는, 지금 자기가 말했듯이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있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370쪽

인생의 가을이 무르익는 과정에서 가난은 사랑의 노예라는 젊었을 적의 생각을 다시 새롭게 했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지난날의 광폭한 탕진생활과, 으리으리 했던 부유함과, 걷잡을 수 없었던 음탕한 삶이 결국은 역겨움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고, 고독을 나눌 수 있는 천국을 찾기 위해서 그들이 인생을 그토록 많이 낭비했어야만 했다는 사실을 슬퍼했다. 여러 해 동안의 삭막한 생활끝에 미친듯이 사랑에 빠진 그들은 침대에서뿐만 아니라 식탁에 마주 앉아 있는 순간에도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기적을 터득하고, 그들의 행복은 자꾸만 자라서 그들이 다 낡아빠진 두 늙은이가 되었을때도 어린아이들처럼 꽃피어났으며 강아지들처럼 정겹게 같이 놀았다.-374-3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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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5 16: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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