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밥 2 - 국내편 : 우리 동네에서 세계의 먹자골목을 만나다 여행자의 밥 2
신예희 글.그림.사진 / 이덴슬리벨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하필이면 사무실에서 점심 시간 직전에 책을 받았다. 깔끔한 노란색 표지에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드는 맛나보이는 음식 사진까지. 이건 정말 그동안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 그닥 많은 여행을 다닌 것도 아니지만 여행지에서는 언제나 푸짐한 식사보다는 굶주린 상태이거나 입맛이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어야 하는 상태여서 그닥 즐거운 식사시간을 보내진 못했다는 기억때문에 예상했던 모습과는 아주 많이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여행자의 밥2, 는 우리동네에서 세계의 먹자골목을 만나다 라는 부제로 알 수 있듯 여행을 떠나 여행지에서 먹는 밥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아 그 맛을 음미하는 이야기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외국인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인데 언젠가부터 이주민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필리핀이나 베트남계의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친구가 주말에 먹었다는 베트남 국수 이야기를 하는데 그곳이 바로 우리집과 멀지않은 곳이라는 이야기에 기회가 되면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내가 짐작할 수 있는 우리 동네의 세계 음식은 겨우 그정도였다. 하지만 서울 경기 인근의 지역은 또 다르겠지. 사실 지방의 소도시민으로서는 서울이라는 공간도 외국만큼이나 생소하고 다양한 구경거리가 있는 곳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도시, 서울을 관광한다는 기분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책을 읽을때도 군침만 삼켰는데 지금 다시 이 책을 뒤적거려보면서 한입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자꾸 입에 침이 고인다.

 

이 책의 강점은 그저 맛있는 식당을 찾아낸다거나 이국적인 음식을 소개한다거나 뛰어난 미각으로 맛을 음미하며 묘사하는 글솜씨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국의 음식을 찾아 먹자 골목을 헤매다니면서도 우리 나라에 그들의 문화가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들 문화의 특색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현지화된 그들의 음식이 아니라 실제 그들이 먹는 음식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선입견과 편견보다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진정으로 이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의 삶을 이해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이야기 하고 있으니 더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이야기를 얼마나 맛깔스럽게 하는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양고기를 한번 먹어보고 싶어지게 하고 있다. 세계 여행을 꿈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언젠가 한번 휴가를 내고 서울의 지하철을 타고 가는 세계의 별미 요리 여행을 해보고 싶어진다. 분명 내가 좋아할 달달한 과자, 차이, 터키 홍차, 팔뚝만하다는 왕 꽈배기까지... 다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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