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그림자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구판절판


"그 책의 이야기처럼 나를 붙잡고 유혹하고 사로잡은 이야기는 없었어" 클라라가 말했다.
"그때까지 내게 독서란 일종의 의무사항이나 무엇을 위해서 내는지도 잘 모른채 선생님이나 개인교사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벌금이었지. 난 독서의 즐거움, 자기 영혼을 향해 열리는 문을 탐험하는 즐거움, 허구와 언어의 신비함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 아름다움과 상상력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을 모르고 있었어. 내겐 이 모든 것이 그 소설과 함께 태어났지. 다니엘, 여자애와 키스해 본 적 있니?"
내 소뇌가 흔들렸고 침이 톱밥처럼 변했다.
"그래, 넌 아직 어리니까. 하지만 바로 그 감동이야. 잊혀지지 않는 최초의 그 불꽃 말이야. 이건 일종의 그림자의 세계야, 다니엘. 사람들은 그 마술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그 책은 독서란 것이 나를 아주아주 치열하게 살도록 해 줄 수 있다는 걸 가르쳐줬어. 잃어버린 시력도 되돌려 줄 수 있다는 걸 말야. 단지 그것 때문에 아무에게도 중요하지 않았던 그 책이 내 삶을 바꿔놓았지"-45-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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