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예술견문록 - 중국 현대미술을 탐하다
김도연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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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도립미술관에 다녀왔다. 특별히 전시회를 보러 간 것은 아니었는데 마침 교과서에서 만나던 작가전이라던가, 아무튼 현대미술을 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슬슬 돌아다니며 전시회를 보고 있었는데 제주에서는 좀 자주 볼 수 있었던 변시지의 작품이라거나 김영갑의 사진작품을 도립 미술관에서 보게 되니 좀 새롭긴 했다. 그래도 가장 반가웠던 것은 만화로 친숙한 최호철의 작품이었고 역시나 그 친근하고 절로 미소가 나오게 되는 그림들이 맘에 들었다. 현대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청동조각작품도 맘에 들었고 추사의 세한도를 비디오로 만들어낸 작품도 재미있었다. 예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사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것 아닐까,라는 소박한 생각을 하면서 전시회를 좀 더 자주 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때마침 북경 예술 견문록이라는 신간도서가 나왔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아니 사실 이 책의 표지가 팡리쥔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나는 차마 감히 이 책을 읽어 볼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것이다.

 

이 책의 표지는 팡리쥔의 작품으로 1993년 타임의 표지를 장식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물론 나는 이런 사실을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유명한 작품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고 그저 이 작품이 궁금하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중국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왠지 이 작품을 보니 관심이 생긴 것이다. 그러고보니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책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모든 이야기가 생소하기만 한데 그와중에서도 어디선가 본듯한 작품이 눈에 띈다. 펑쩡지에의 중국초상 작품들이다. 나는 이 그림을 어디선가 봤을까?

물론 이것도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제주의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시회도 했었고 저지예술인의 마을에 작품활동공간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낯설지 않은것이었을까.

아무튼 그외의 모든 작가와 작품들, 중국의 현대미술에 대한 이야기는 모든 것이 다 새롭고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었는데 본격적인 이야기전에 프롤로그를 통해 중국의 현대미술을 이루게 되는 초석이 되는 현대사에서의 예술가들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부분을 통해 잠시 잊고 있었던 중국의 문화혁명과 민주화를 외쳤던 천안문사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는데 중국의 현대미술의 역사도 그리 길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1부에서는 중국 현대미술의 생성지라고 할 수 있는 북경의 798 예술구와 차오창띠의 형성과정과 그곳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꾸준히 인재를 배출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화랑등과 미술관들을 소개하고 있다. 2부에서는 중국의 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작가들을 작품과 더불어 소개하고 그들과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그리고 3부에서는 현재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인터뷰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작가와 작품소개뿐만 아니라 직접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심도있게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의 활동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이 책은 처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현대미술, 아니 예술이라는 분야 자체에 대해 잘 모르고 큰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북경예술견문록은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현대미술은 우연히 들리게 된 도립미술관에서, 그것도 '교과서' 속에서 볼 수 있다는 미술전을 통해 한걸음 다가서게 되었는데 중국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북경예술견문록이라는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뭔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어쨌거나 이번의 기회를 통해 현대미술에 대해 좀 더 친근함을 느끼고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을 하겠다. 그리고 왠지 자꾸만 시선을 잡아끄는 팡리쥔의 작품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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