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인도 -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인도 잡화점
이상혁 지음 / 상상출판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뜻하지 않은 어느 날 갑자기 인도에 관한 책이 날아왔다. '어느날 인도' -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인도 잡화점.

 

나는 이상하게도 인도를 떠올리면 왠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통속적인 표현이 먼저 떠오른다. 내 주위에는 인도와 묘하게 어울리는 분위기를 가진 친구와 전혀 인도에는 관심이 없어보이는 친구가 있는데 그들 모두가 인도를 다녀오고난 후 인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것 뿐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내 머리속으로 떠올리게 되는 인도의 이미지는 절대 긍정적일수가 없다. 모든 것이 다 뒤죽박죽이고 기본적인 룰도 없이 그냥 흘러가는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어버리는 그 곳, 인도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다들 반해버리고 마는 것일까, 라는 의문은 이제 더이상 갖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인도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지만 인도의 모습이 어떠할지 알것만 같은 느낌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나의 상상일뿐 실제의 인도와는 같지 않겠지.

 

어느날 인도,에서는 지금까지 내가 들어왔던 인도의 수많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인도의 모습에 온전히 빠져들어 좋은 모습만을 부각시키려 노력하지도 않고, 뭔가 심오한 깨달음을 얻었다며 깊이있는 척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인도의 추악하고 틀을 벗어난 자유분방함만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이들이 느낀것이 모든이의 느낌과 같을수없고, 모두의 관점에서 다양한 모습을 바라볼수도 없는 것이지만 왠지 나는 이 책에 실려있는 글들과 사진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인도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골목이 기대를 낳고 기대는 신비를 품은 나를 낳았지. 인도는 미지의 세계를 믿던 어린 시절의 나를 호명했고 말이야. 기대와 공포가, 설렘과 실망이 공존하는 생성의 공간. 돌아왔을 때 뭔가가 변했다는 감각만이 존재하더라"라는 말에 묘하게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다. 인도를 가보지도 않은 내가.

 

각자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보이면서 나의 느낌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자신이 갖고 있는 내면의 시선을 그대로 드러내보이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만큼은 편견이 아닌 공감을 하게 되어버리고 만다. 엊그제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서 마주친 버려진 개들의 으르렁거림이 섬뜩함을 느끼게 했던 기억과 순진무구해야 할 어린 꼬마의 표정에 깃든 영악함이 두려워질 때를 기억하고 있는 나는, 우리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어쩌면 똑같을지도 모르는 인도의 수많은 모습들에 공감을 하며 생각에 잠기게 된다.

많은 이야기들이 다 마음을 울리며 기억에 남지만 특히 똥에 대한 단상은 더러움이 아니라 그 짧은 찰나의 시선속에 담겨있는 심오함으로 더 기억에 남는다. "이곳의 똥은 징후야. 징후. 이 세계에 물들게 될지 아닐지에 대한 징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아마도 이 말에 격하게 동의할지도 몰라.

그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니 어느날 문득 인도가 떠오른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를. 이곳이 인도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인도를 경험해보지 못한 나의 말이니 온전히 믿지는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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