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책을 완전히 다 훑어본것은 아니지만 300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라는 말의 의미는 충분히 깨닫고 있다. 300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적은 수의 단어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정말 기본적인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300단어는 책을 한번 쓰윽 펼쳐보기만 해도 외울 필요가 전혀없는 가장 기본적인 영단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300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회화만을 늘어놓고 생색내기처럼 광고를 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일상회화에서 기본중의 기본인 인삿말을 비롯한 소개, 시간, 날씨 등등의 문장을 건너뛰고 다른 기본을 찾는것도 뭔가 어색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그렇게 기본중의 기본을 넘어서면 정말 일상적으로 많이 쓰고 있는 표현들이 마구 튀어나온다. 물론 거의 다 아는 단어들로 구성된 문장이다.
알고 있는 표현들이 많이 나오지만 한꺼번에 눈으로 그냥 훑어버리면 또 내 안에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아 하루에 유닛 하나씩 읽고 지나가고 있는데 그냥 유사표현으로 같은 뜻의 말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우리말의 반말처럼 격의없는 말뜻을 갖고 있어서 격식을 차려야 할때에는 쓰면 안된다든지 하는 새로운 팁도 알게 되었고, 응용표현을 익히면서 짧고 간결한 문장을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본적인 단어로 구성된 회화체라서 이미 어느 정도 영어로 대화가 되는 사람에게는 전혀 필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거나 나처럼 외국인앞에서는 말문이 막혀버리는 사람에게는 쉽고 간단하게 익힐 수 있고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이 책이 꽤 도움이 될 듯 하다.
기본중의 기본이라 했지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표현이 아니라면 도무지 무슨 뜻일까 싶어지는 문장들도 눈에 띈다. 마침 책장을 펼쳐보니 What's eating you?라는 문장이 보인다. 아주 오래전에 개봉되었던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의 원제목이 바로 What's eating Gilbert Grape였는데 원어민 선생님이 그 뜻을 알려주기 전에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뜻이었다. 이처럼 기본적이고 쉬운 단어로 구성되어 있고 알고 있는 단어의 뜻으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는 상황에 따라 또 다른 숨은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300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는 것은 이처럼 쉽고 간단한 단어만으로 의사전달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말을 할 때는 외국어뿐만 아니라 우리말을 할 때도 그런것처럼 쉬운 말로 표현하는 것이 더 명확한 뜻을 전달하기도 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영어회화는 눈으로만 보고 익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화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하며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표현이 바로 나올 수 있어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옛버릇을 고치기 힘들어서인지 여전히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면서 영어공부를 하곤 했는데 이제 이 책으로는 습관처럼 표현이 튀어나올 수 있도록 늘상 들여다보며 되내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