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기적 - 죽음과 삶의 최전선, 그 뜨거운 감동스토리
캐릴 스턴 지음, 정윤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제로의 기적은 유니세프 미국기금의 회장인 캐릴 스턴이 유니세프의 구호활동 현장에서 체험하고 느낀 것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제로의 기적이라는 말은 하루에 만구천명 이상이 기아와 질병, 전쟁으로 인해 죽어가는 아이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그 수치가 제로가 되리라는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캐릴 스턴은 세 아이의 엄마여서 그런지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의 환경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죄책감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그러한 감사의 마음이 고통받고 슬픔에 빠진 이들을 위해 어떻게 표현되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캐릴 스턴의 구호활동에 대한 여정을 따라가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사실 나는 제로의 기적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다국적 기업에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위해 후원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또한 그 후원의 이면에 더 많은 이득을 내기 위해 다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노력들이 무의미하다고 해서는 안되겠지.

사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가톨릭까리따스를 통해 티끌만큼 작은 금액이기는 하지만 아프리카 기아아동을 위해 후원을 하고 있었고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아동을 위한 기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그것 하나만으로도 내 할바를 다한 듯 무신경하게 지내왔다. 급여가 적을 때 냈던 후원금은 부담까지는 아니지만 신경이 쓰이는 지출이었었는데 어느 새 나는 한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나가는 후원금액이 신경쓰이지 않을만큼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고통과 슬픔도 그렇게 서서히 잊혀져가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나를 다시 한번 더 일깨워주고 있다. 나 하나의 힘은 작지만, 모래 한알 한알이 모여 사막을 이루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되새겨보고 있다.

 

"지금까지 역사가 보여주었듯이 사회적인 변화는 엄청난 수의 대중이 그 가능성을 느끼고 참여할 때만 가능하다. 모두가 이를 깨닫고 변화를 갈망해야 한다. 변화는 우리가 진심과 마음을 다하고 우리 손과 발이 직접 움직일 때에만 이룰 수 있다. 언젠가 지구촌의 모든 사람이 아이들의 권리를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더 깊이 관심을 갖고 우리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어린 시절을 되찾아주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을 빼앗아 가는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서 힘을 합치는 날이 올 것이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아이를 낳는 것만으로도 태아 사망율을 낮출 수 있고, 식수시설 하나만으로도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고, 태내에 있을 때 1달러도 안되는 백신을 맞는 것 하나만으로도 에이즈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러한 것들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러기 위해 우리 각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보지는 않는다. 내가 후원하는 작은 금액이라도 그것이 모여 변화를 이뤄나가기 시작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캐릴 스턴은 말하고 있다.

타인의 고통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로 인한 자신의 행복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감사와 타인을 위해 나의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임을 깨닫고 있다. 책을 펼쳐들기 전에 제로의 기적에 대해 회의적이었는데 이제는 나도 희망을 가져야겠다. 제로의 기적을 믿어야겠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실행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 그런 힘이 있을까 주저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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