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 - 수집하고 그리고 만들고 나만의 드로잉 컬렉션 완성하기 munge의 스케치북 프로젝트
munge(박상희) 지음 / 아트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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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것은 학교다니면서 미술 수업시간에 배우며 그려 본 것이 전부이다. 게다가 그 중 대부분은 입시에 찌들어 있어서 빼먹은 미술수업시간도 많을테니 정말 내 그림 배우기 역사의 시간은 너무도 짧기만 할 것이다. 언젠가 그림을 배우고 싶어서 미술 학원에 다닌다는 직장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혹 하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내 그림 그리기 취미를 위해 학원비를 투자할 수 있을만큼 여유롭지는 않아서 그림 그리기를 배운다는 것은 내게 일종의 사치처럼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림을 꼭 정식으로 배워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일러스트 관련 책들을 보면서 나도 나 나름대로 그리고 싶은 대상을 관찰하고 특징을 찾아내어 그리는 연습을 하기 시작하면 멋지고 훌륭한 그림은 아니더라도 내가 표현하고 싶은 풍경이나 내용들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림 그리고 싶은 날,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이 책을 보는 순간 간절했지만 왠지 전문가의 스케치북 프로젝트를 내가 본다는 것에 주눅이 들어버렸고 내가 볼 책은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차마 구입하지 못하고 망설이고만 있었다. 하지만 먼지 작가의 다른 책들이 독특하고 그림 그리기 프로젝트가 특별한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평범한 나 자신의 특별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는데 그래서인지 [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정말 관심을 끊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 책을 선물받게 되다니. 책을 받아 든 날 신나서 책을 휘리릭 훑어보고 이제 드디어 꼼꼼히 첫장부터 글을 다 읽고 그림들을 다 살펴봤다.

역시 먼지 작가의 그림들은 매력적이었고 그녀의 스케치북은 탐을 낼만했다. 

 

"창의적인 자극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소모하는 소비문화가 아니라 소비한 것들을 재생산하여 자신의 것으로 직접 만들어나가는 생산문화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먼지작가의 이야기는 이 책을 찬찬히 읽다보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뚜렷이 드러난다. 사실 나의 경우 창의적인 자극 수준이 아니라 대상이 되는 것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단계조차 버거운 것이 현실이지만 날마다 그림연습만 하다보면 금세 싫증이나고 지쳐버릴 것이다. 나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상품화되는 전문적인 과정이 아니더라도 먼지 작가의 '자신만의 드로잉 프로젝트'는 그림그리기의 기본을 쌓으려고하는 내게도 하나의 자극이 되어주고 있다.

사실 지금 내 수준은 다른 사람의 그림을 흉내내기 정도이지만 간혹 간단한 사물이나 풍경 사진을 보면서 옮겨그리기도 시도해보고 있다. 내 그림만 보면 도무지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의 형편없는 드로잉 실력이지만, 이것들조차 쌓이기 시작하면 나 자신만의 스케치북이 되지 않을까?

2014년, 나 자신만의 스케치북 프로젝트는 이 책읽기로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이제는 열심히 노력하며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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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4-01-0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해보시죠.

그리워하게 되면 그린다. 그림은 그리워하는 것이다. 대상은 끝이 없다... 저도 늦게 배운 도둑질..그림질...하고 있습니다. 독학이지만... 아 그리워지는 날이군요. 반갑습니다. 치카님...복 많이 만드시구요..

chika 2014-01-07 10:17   좋아요 0 | URL
아!
왠지 새겨넣게 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하네요. 복 많이 만들라는 것도요 ^^
여울마당님에게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