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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떠난 전선을 놓고 나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예맨을 떠난 순간부터 내겐 또 다른 전선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뛰어들 그 다음 전선이 지금부터는 나의 삶이고 나의 일일뿐이었다. 내가 뛰게 될 그 전선에서 나는 마음으로 울고 웃고 사랑하고 증오하며, 또 짧은 한순간 내가 지닌 모든 열정을 바치게 될 것이고..."(p 178)
솔직히 이 책을 다 읽고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그냥 이 책을 추천합니다, 한마디만 하고 싶은 심정이다...
냉정함을 배우고 일을 먼저 생각하는 기계적 습성을 익히며 거친 전선에 익숙해지면서 몸에 배인 '냉랭함'이 결국은 도시와 멀어지고 전선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다는, 그 전선에서 외로움을 달랬다는 전선기자 정문태님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는 몸에 흐르는 차가운 기운이 도시에서 외톨이가 되게 하였다고 하지만, 책을 읽으면 그에게서 흐르는 뜨거운 눈물과 따뜻한 피를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전선을 다니며 취재를 하고 있지만 그가 좇는것은 피 튀기는 싸움터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가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이리라는 생각을 한다.
노을지는 딜리 바닷가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다시는 전선기자로서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맹세를 한 그의 마음은 지금 어느 전선을 달려가고 있을까.....
언젠가 반드시 전선기자 정문태의 취재 기록 끄트머리에는 손에 고운 꽃물 들이며 살포시 미소짓는 소녀의 모습, 마음껏 숲길을 달려가며 환한 웃음 짓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곱게 끼워져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