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난화분에 날아 들어온 잡초를 일부러 멋으로 뒀다는 얘기에 안그래도 그 자체로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대답을 했다. 그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초, 우리식 표현으로는 '검질'이었지만 우연히 알게 된 이름은 '사랑초'다. 가만히 잎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잎 모양이 하트처럼 보여서 사랑초라 이름붙인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요즘은 외래종이 기승을 부려서 사랑초도 토종의 대여섯배는 되는 잎크기와 꽃 크기를 자랑하며 여기저기 끈질기게 피어나는데 오랫만에 아주 자그마한 토종을 봐서 그런지 더 반갑다고 했더니 갑자기 상식이 풍부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진즉에 책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것을 아는 사람처럼 취급당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그리 될까봐 그냥 우연히 알게 된 거라고 했더니 그래도 책을 많이 읽으니 그만큼 다른이들보다는 아는 것이 많지 않겠냐더라.

잊어버리는 것이 많다 하더라도 들어가는 것도 많으니 그나마 남는것도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에는 동의하게 되지만.

어쨌든. 읽고 있는 책들을 살펴보니 정말 다양하게도 여러 관심사를 가질 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해.

 

 

 

 

 

 

 

 

 

 

 

 

 

 

 

꽃샘추위가 조금 누그러지는 듯 하더니, 오후에는 햇살이 짱짱하게 내리쬐서 언제 추웠웠냐는듯;;;;

그래서인지 화원 앞을 지나는데 화사한 색들의 꽃화분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놔주질 않는다. 화분을 하나 사볼까 싶었지만 손에 든 짐이 많아서 그냥 지나쳐왔는데 자꾸만 그 환한 꽃색이 눈에 아른거린다.

오랫만에 바늘을 손에 쥐어보게 한 [행복한 자수 여행]은 자수 이야기만이 아니라 정원에 핀 꽃들의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서 참말로 므흣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보게 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책이 책으로서만이 아니라 세상의 온갖 것들에 관심을 갖게 하고 있고만요. 이제 펴보려고 하는 [문학속에 핀 꽃들]은 또 얼마나 많은 꽃들을 떠올리게 할런지. 요전번에 누가 머체왓을 걸었다면서 그곳에 피어있는 장다리꽃밭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는데 정말 꽃구경 가고 싶어졌더랬다.

메밀꽃필무렵,을 읽을 때 환한 달빛 아래 피어있는 메밀꽃밭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군.

그와 비슷하게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는 문학속에 담겨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책입니다. 러시아 문학을 아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

 

 

 

 

 

 

 

 

 

 

 

 

 

 

읽고 싶은 책들이 마구 눈에 띈다.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은 첫 해에 읽으면서 한국 작가들의 단편집에 대한 관심이 확 돌아오게 된 계기가 된 책이라 그런지 왠지 애착이 가는 작품집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이미 읽은 기억이 있지만 (왜...왠지 그래도 내용이 세세히 기억나지 않고 심지어 어떤 작품은 다 읽고 나서야 깨달을 때도 있지만!) 아무튼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초판본과 표지가 다르면 왠지 읽지 않은듯한 느낌이 드는건... 역시 기억하지 못하는 내용과는 상관없이 또 구매충동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 중 하나. 읽지 않은 책들이 늘어나면서 같은 책을 두번 사게 되는 경우가 생겨나 (그만큼 기억력이 퇴화하고 있다는 뜻도 되겠지만) 책을 살 때 많이 망설이게 된다. 그런 걱정없이 같은 책이 두 권이면 한 권은 선물해주면 되지, 뭐. 라고 무척이나 경쾌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돈이 필요이상으로 많을 필요는 없겠지만 아쉬울때는 그냥 무작정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곤 하는데 이럴 때 역시.

 

  

 

 

 

 

 

 

 

 

 

 

 

 

 

 

[태양을 건너는 아이들]은 오랫만에 왠지 '착한 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은 쓱쓱 읽히는 소설책이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다 그대로 아침까지 읽을 기세였지만 오늘 하루가 힘들어질 것 같아 잠시 멈추고 있는데 그만큼 빠른 전개를 원하게 되는 책이다. [선셋파크]는 폴 오스터니까!

그리고 이 두 권을 빼고는 갖고 있는 책이 없구나. 소설책도 읽고 싶지만 고경원의 고양이 이야기책은 이전에 무척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다시 살펴보고 싶어지고 숲과 나무와 꽃들에 대한 책은 어떤 책이든 다 읽고 싶다. 책값이 비싸서 쉽게 뭉턱 집어들 수 있는게 아니라 더 아쉬운건지도.

 

 

 

 

 

 

 

 

 

아니, 어떻게 갖고 있는 책보다 없는 책들이 더 많지? 그러고보니 신간을 뒤적거려보지 않은지도 꽤 된듯하다. 최근에 읽은 장르소설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 긴다이치를 보긴 했지만...

이번 주말에는 어떻게해서든 꼬불쳐두었던 [레드브래스트]를 읽으면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들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생길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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