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 앞에서 시합을 벌인 두명의 의원 가운데 분홍색 카프탄을 입은 한 명이 코끼리를 죽일 만큼의 독성이 강한 초록색 알약을 만들어서 푸른색의 카프탄을 입은 다른 의원에게 주었다. 푸른색 카프탄을 입은 의원은 먼저 독이 든 알약을 먹고, 곧바로 푸른색 해독제를 꿀꺽 삼킨 다음 달콤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에게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그가 경쟁자에게 죽음을 맛보게 할 순서가 되었다. 푸른색 카프탄을 입은 의원은 천천히 분홍색 장미를 어 입술에 갖다 대고는 아무도 듣지 못하도록 작은 소리로 어둠의 시를 속삭였다. 그리고는 자신만만하게 분홍색 카프탄의 의원에게 장미향기를 맡으라고 내밀었다. 분홍색 카프탄의 의원은 장미 안에다 속삭인 시의 힘이 너무나 두려워서 향기 이외에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그 장미가 코에 닿자마자 겁에 질려 죽고 말았다.-1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