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시 공연 디비디가 만원,이라고 떴다. 어떻게 이런일이? 라고 생각하면서도 슬그머니 망설이다가 결국은 구매를 하고 집에서 오랫만에 크게 틀어놓고 들었다. 그냥 그런 느낌,이라 생각했는데 결국은 그 자리에서 세시간짜리 공연을 다 들었다. 물론 집중해서 공연을 본 것이 아니라 다른 작업을 하면서 공연음악을 들은 것이긴 하지만 정말 오랫만에 들어 본 이들의 음악은 참 좋구나, 라느 생각을 하게 했다. 아라시에 열광해서라기보다는, 그들의 뛰어난 음악성이나 노래라기보다는, 아마도 한때 집중해서 그들의 음악을 듣고 즐거움과 마음의 휴식을 가졌던 그 시기에 대한 추억과 익숙함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이리 좋다니.

문득 오래전 내가 좋아했던 것들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윤도현밴드의 노래가 좋아서 줄창 듣다가 한동안 노래를 듣지 않던 시기가 지나고 어느날 문득 TV를 보다가 배경음악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찾아보면 윤도현밴드의 노래이고, 그러한 것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 여전히 '좋구나'를 외치고 있는 나를 보면 역시 좋은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거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건 음악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닐거야. 만화책도 그렇고,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책도 그렇고, 지금 읽고 있는 소설도 훗날 다시 들춰보게 되면 그 아련한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글자들이 춤을 추며 내 안의 감성을 다시 일깨워주게 될지도 모르지.

 

 

 

 

여행일기, 역시 이제 슬금슬금 십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타려 하고 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 싶어지는.

언젠가부터 내 일상의 기록이 사라졌는데 이제 다시 일기장을 마련해보고 싶어지기도 해. 부끄러움이 앞설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것 역시 나의 일부가 되는 것이니.

 

날마다 엽서 한 장을 받듯이 읽었던 이 책도 새로이 개정판이 나왔네. 내 방 어느구석에 박혀 조금씩 잊혀져가고 있는 것이었는데.

왠지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아련한 그리움이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생각에 빠져들다보면 과거를 떠올리며 그리움과 추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는 나는 지금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또 앞으로도 여전히 그럴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