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한 낮, 피곤에 찌들고 더워서 어딘가로 나가기도 싫어서 찜통같은 집안에서 맥없이 땀흘리며 무기력하게 누워있다가 문득 오랜 뙤약볕에도 말라비틀어지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난 저 잡초같은 꽃의 커다란 이파리가 보이는 순간 오늘은 집안에서 간단하게 나름대로의 숲요일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꼼지락꼼지락 간식거리들을 챙겼다.

푸르른 이파리 두 장과 화분에 심어진 은행나뭇잎 두 장, 그리고 약간의 간식과 책 한 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한 숲요일이 되었다. '수요일은 숲요일'은 내게 딱 이런 느낌의 책인것이다.

 

숲요일을 만드는 것은 어쩌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 마신 음료수병을 버리지 않고 씻어 물만 있으면 잘 자라는 아이비 종류를 슬쩍 뜯어오거나 하면 삭막하고 너저분한 내 사무실 책상에도 숲을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숲을 느끼고 있는 사이... 우리의 자연은 파괴되어가고 있다,라는 걸 생각하려니 마음이 답.답.해진다.

 

오늘 강정마을에서는 미사를 드리는 문정현 신부님을 경찰이 밀치고 그 위로 마구 지나가는 폭행을 저질렀다.

폭행,이라고 서슴지않고 말하는 이유는.

그때 문정현 신부님은 미사의 성찬례를 거행하고 계셨다.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제일 거룩한 미사성제, 그 중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성혈의 거룩한 변화가 이루어진 가장 핵심인 그 시간 그때에. 경찰은 거룩한 성체를 짓밟고 나이드신 신부님을 무시하고 그 위로 지나쳐갔다. 이건 폭력이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구럼비를 파괴하고 4대강을 죽여버리고 있는 그들의 죄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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