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두시 넘어 컴을 켰다. 사무실에서 책박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책주문도 조금은 눈치를 보면서 하는 중이라, 사무실이 그나마 좀 비어있는 틈새에 책주문을 하려고 졸면서 졸면서 장바구니를 채우고 주문을 하려고.

하루배송은 왠만하면 안하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오늘 받아야겠기에 서둘러 주문을 하려고 한건데 열두시 넘으니 정신이 혼미해져서 바구니를 채우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더구나 어제 더 정신없게 만들어버린 건, 코난. 막 주문을 하려고보니 이놈은 예약주문인거다. 우쒸. 예약주문은 배송이 또 느리니 어쩌나, 고민하다가 다른 책을 찾아 헤매기 시작. 이천원의 혜택을 버릴 수가 없어서 장바구니 다시 채우기가 시작되면서 마구 집어넣은 신간도서를 다시 살펴보니 또 망설여진다. 지금 당장 읽을 책이 아닌데 이렇게 쌓아놓으려고 사야할까? 라는. 3년전에 구입한 도서는 아직 읽지도 못했는데 내가 구입한 가격의 반 가격에 판매되는 쓰라림이 또다시 밀려오는 것이다. 신간도서를 바로 읽어주셔야 구입한 자로서 보람을 느끼는데 나는 그 어느것도 아니니.

아, 어쨌거나 명탐정 코난. 예약주문이라 빼놨는데 아침부터 '피규어 한정판매' 메일이 날아왔다. 어제 주문해버렸으면 고민도 없을텐데, 이 무슨 날벼락이냐. 근데 이놈의 정보, 피규어에 대한 상세정보는 하나도 없다. 책가격을 비교해보니 코난 피규어가 칠천오백원. 이미지만 봤을 땐 그정도의 값어치가 느껴지지 않는데. 아이구 애물단지 코난. 극장판을 못본지도 몇년됐다는 생각이 문득. 보고싶네.

 

 

 근데, 어쩌면 배트맨 피규어나 앨런, 알렉스 피규어가 나오면 머리싸매고 또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내겐 유용하지 않은 피규어가 난 왜 좋은거지? 쵸파는 귀엽기라도 하잖아, 안그래?

 

 

 

 

아침부터 이렇게 만화책에 열광할 것이 아니라, 97년부터 주구장창 나와 76권의 만화책을 만들어낸 코난에 열광할 것이 아니라, 76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절판되지 않고 꾸준히 나와 준 김화영님의 책 개정판에 열광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어지는 지금.

왜 고민고민끝에 장바구니 하나를 채우고 한숨 돌리면 이렇게 새로 사고어지는 책들이 마구 쏟아져나오는지.

근데 도대체 고민할게 뭔가. 당장 읽을 것처럼, 바로 읽고 싶은 책, 읽고야만다 라고 생각하고 구입한 책들이 올해 반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책장에 쌓여가고 있다. 먼지와 함께.

 

 

 

 

 

 

 

 

 

 

올 여름은 개정판이 많이많이많이 나오는구나, 싶지만 그래도 새로운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 돌고돌고돌아 출판되는 책들이지만 내 인생은 돌고돌지 못하니 지금 현재의 책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누려야하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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