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다이어리 네번째권이 나왔다. 은근히 마음이 끌리는 이 이야기는 소나기 시원하게 쏟아지는 여름날, 혹은 햇살이 짱짱하게 내려쬐는 여름날이라도 좋은, 아무튼 그런 날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같은 느낌을 건네주고 있다. 이러고저러고 할 것 없이 일단 사고봐야한다.
그런데 이 책의 느낌과는 달리 현실에서의 지금 나는 온몸에서 짜증을 뿜어내고 있다. 졸고 있다가 갑자기 졸음을 방해당하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들고 와서 해달라고 칭얼대는 누군가에게 그 짜증을 확 쏟아부을뻔 하다가 참았다. 분명 느꼈을꺼야. 하지만 어쩔건가. 그 모든 걸 다 받아주기에는 내가 그리 착한 사람이 아닌게다.
여름이 되면서 결국 더위를 견뎌내지 못하고 무서움을 한켠으로 밀어내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고 지내고 있다. 그래도 괜히 무섭고 심각한 것들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드라마도 가볍고 가벼운 것으로 골라보고 있는 중이다. - 엊그제는 낮에 읽던 책의 결말이 궁금해져서 밤늦도록 장르소설을 읽다가 창밖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놀라 새벽까지 제대로 잠을 못잤음에도 상상력이 빈곤한 나는 실제 화면을 보지 않는 것은 괜찮으리라는 생각에 여전히 드라마만 신경쓰고 있다. 아무튼 그래서 월,화 저녁에는 내용에는 그닥 기대를 하지 않아지만 작가의 이름을 보고 조금은 기대를 했던 '빅'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짧고 굵게 얘기하자면, 운명과 사랑에 관한 미라클(!)한 내용이지만 서로의 관계에 얽혀있는 비밀이 밝혀지면서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해지고있다.
한때 병든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 형제를 만들어내는 것이 윤리적인가 라는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쌍둥이별,이라는 책으로 번역되었던 마이시스터즈 키퍼는 그에 대한 극단적인 설정과 문제제기로 '생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지만 현실적으로 가치관의 정립을 갖게 해주지는 못했다. 그와더불어 로봇의 이야기들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한가지 '자유의지'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고 있는데 과학이 점차 인간의 가치관을 넘어서는 현실로 발전하게 되면서 인간의 영성이 그를따라가지 못하는데 따른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긴, 멀리 과학을 내다보지 않더라도,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 보다가 멈춘 '프란체스코와 교황'이라는 영화에서 교황의 인터뷰가 잠깐 나오는데, 콘돔의 배급이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지는 않으며 인간의 성욕은 인간 스스로의 영성에 의해 조절하고 억제할 수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내용(내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이 나온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사형제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할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영성.
문제는 그것이 현실에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
그렇게 인간의 영성이니, 과학 어쩌구...한다고 해도 무서운 건 무서운거다. 그런데 바야흐로 여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장르소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건 제목부터가 심상치않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심약해진 마음은 선뜻 장르소설읽기를 좋아할수없게 되었고. 요즘 참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