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는 아직 인간이 세계의 주인공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믿으며, 농부는 수확을 즐거워하고 직공은 솜씨를 자랑하며 상인은 상품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사람들의 운명은 자신에 의해 변화가 가능하며 개척 가능한 것으로, 사람은 자신의 삶의 방식을 스스롱게 내맡겨서 빈곤함도 있지만 서로 돕는 마음도 있고, 수확도 있지만 가뭄과 흉작도 있다. 그리고 선량한 사람들과 함께 악인도 확실히 악인다운 얼굴로 살아가고 있다. 욕망을 감추지 않고 겉모습 따위에 개의치 않고 장렬하게 돌진하는 악인이라도 악인대로 차라리 상쾌하게 살고 죽는 것이 가능한 세계. 이 세계에 등장하는 기계들은 대량생산의 공장제품이 아니며, 기능이 드러나는 즐거움과 수제품의 따뜻함을 지니고 있다. 하늘에도 땅에도 수제 발명품이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그것을 길들이고 수리해 가면서 능숙하게 타고 다니다.
- 미야자키가 '천공의 성 라퓨타'의 기획원안에 기록한 문장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