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살았던 42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죠. 별들의 숫자에 비하면 그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상상해보세요. 그 빛들을 나눠서 쪼일 수 있었다면 아빠는 평생 매초당 7조 5499억 5047만 2325개의 별빛을 받으며 살았던 것이에요. 그렇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1초였을 거예요. 그렇게 대단한 1초라는 걸 알았더라면 아빠는 울지도 않았을 텐데요. 소주를 마시지도 않았을 거고, 약병을 들고 죽겠다고 아들에게 소리치지도 않았을 테죠. 아빠 인생의 1초가 그렇게 많은 빛으로 가득했다는 걸 알았더라면 말이죠.
하지만 우주의 모든 별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우리를 향해 일제히 빛을 내뿜는 순간은 단 한 번뿐이에요.
태어나서 단 한 번.
우리가 죽을 때.
그렇게.
우리는 아이로 태어나 빛으로 죽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일 거예요.
그렇지 않나요, 아빠?
기다려,
지금 너에게 달려갈게.............
화창한 날이지만 묘한 쓸쓸함이 덥쳐오는 그런 날이다. 책을 읽다 말고 왠지 딴짓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잊고 책에만 몰두해버릴 것 같은.
생각, 생각, 생각 사이에 재미있는 책들이 끼어들었다. 번역가 김석희님이 애월에 사신다니! 이 또한 놀랍지 아니한가.
사서 재겨둔 일리아드도 못읽었는데 새로운 책은 계속 나오는구나...싶기도 하고. 작가들의 존재감도 대단하지만 역자들의 존재감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동물이야기인가, 동물원 이야기인가, 혹은 삶의 이야기인가.
다윈의 동물원은 읽으려고 하는 중인데 첫 챕터부터 재미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재미있는 책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싶어지기도 하지만. 나는 책을 읽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민화, 우리 옛그림.... 그리고 여행.
따땃해지는 날이 오고 있으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하고, 알록달록 현란한 꽃들의 향연을 즐기러 가고 싶기도 하고... 뭐, 그래봐야 사무실 구석에서 일하는 척 하면서 책이나 읽고 앉았고 출퇴근길에 병원에 잠시 들러 어머니를 살펴보는 일상이 되겠지만.
지금 관심이 가는 책은 이 책.
부르키나 파소,라는 곳이 있다. 아프리카에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하였고, 그곳에서 사용하는 프랑은 우리 원화의 2.4배라고 한다. 얼마 전 그곳에 다녀오신 신부님께 아프리카에서는 콜라가 최고라는데 정말인지 여쭤봤더니 콜라, 환타가 최고라고 하셨다. 그리고 코코넛을 먹는데 아이들이 마구 달려들어 그 껍질을 서로 가지려고 싸움이 일어났는데, 식당 주인이 와서 막 뭐라고 했댄다. 특별히 잘못한건 없는데...싶었는데, 아이들이 다투는 걸 본 식당주인이 신부님 일행이 다 마시고난 코코넛 껍질을 달라고 한 얘기였고, 그걸 받은 식당 주인은 칼로 균등하게 잘라서 그곳에 있던 아이들에게 나눠줬다고 하네.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 코코넛을 먹어보는 것도 어렵고 관광객들이 마시고 버린 코코넛의 껍질을 긁어먹으려고 올망졸망 모여있는 애들이 많다고 한다.
아프리카.
한국전쟁때 파병까지 할만큼 잘 살던 이디오피아,를 먼저 연상하기는 힘든 곳. 기아, 난민, 내전, 블러드 다이아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