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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조금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나는 에니어그램의 9유형에 해당한다. 구원받지 못한 9유형의 상징동물은 코끼리이다. 코끼리는 좀체로 움직이려 들지 않으며, 한번 움직이면 주위를 초토화시켜버리며 그저 자신의 앞길만 디립다 질주하는 덩치 큰 괴물로 비유된다. 하지만 구원받은 9유형의 상징은 '돌고래'이다. 돌고래는 영리하다고 알려져있고, 인간을 위협하는 상어떼를 쫓아내준다...
9유형은 자신의 가치를 진정으로 깨닫게 되면 화해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자꾸만 이 생각이 떠오른것은 왜일까?
나는 꽤나 칭찬에 인색한 부모님에게서 별로 칭찬받은 기억없이 자랐다. 물론 성적이 안좋다고 꾸중하신적도 없지만 다들 부러워하는 성적표를 갖고 왔을때조차 칭찬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내게 남은것은 '공부'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 것. 게다가 우리 부모님은 은근히 나를 무시하는, 다시말해 사회성, 친교성, 적극성 등 모든 것이 부진아일뿐이라 생각한다는 발언을 망설이지 않고 하신다. 나의 자기비하와 자신감없음은 그래서 더욱더 커질수밖에 없었겠지. 이렇게 별볼일없이 형편없는 녀석으로 자란 나는 대학교에서 여러사람을 만나고 이러저런 활동들을 하면서 변해갔다. 점차 자신감도 생기고 나 자신을 내세우기도 하고....
이 책에 언급된 '칭찬'의 기본전제에는 신뢰를 쌓아라,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라, 실수할 때에는 에너지를 전환시켜라라는 세가지이다. 칭찬에 의한 고래반응이라는 것은 요즘 흔히 말하는 윈윈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것이겠지. 내가 변화하게 된 기본적인 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칭찬'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학교를 다닐즈음에는 한창 '이미지 게임'이라는것을 유행처럼 할 때였다. 페이퍼를 돌리며 서로의 이미지에 대해 언급을 하는 것인데,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면서 쌓여가는 페이퍼는 점점 진솔해지고 발전적이었던 것 같다. 그것을 통해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이 나의 부정적인 면을 보는것보다 긍정적인 면을 봐주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칭찬을 해 주었고, 나의 실패가 단지 한순간의 실수일뿐이라며 감싸주고 다시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딱히 칭찬받아보지 못하고 자랐던 내게 친구들이 해 주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내겐 자존감을 높여주는 엄청난 칭찬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게 되었다.
또한 칭찬에 인색했던 부모님처럼 나 역시 칭찬에 인색하다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주위에서 무엇인가를 잘 하고 있을 때 '와, 잘했는데?'라는 말보다는 '음.. 이러이러한 것만 고치면 정말 잘 하겠다'라는 식의 말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이제 나의 방식을 변화시켜야 할 때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것처럼, 나를 변화시켰고 그것이 내 주위 모두를 변화시킬 수 있게 한다는 확신을 가지며 고래반응을 확산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 9유형은 진정한 평화의 중재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건 자기 자신이겠지만, 깨달음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자기긍정을 할 수있도록 도와주는 누군가의 '칭찬'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참된 고래반응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자신과의 경쟁, 그러니까 자신을 변화시키고 좀 더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고래반응을 퍼뜨리자. 이제 우리 서로 서로 칭찬의 즐거움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