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공짜로 받은 책이어서 ... 그냥 그런 심정으로 읽었다. 처음 책을 받은 순간에는 책의 가벼움(?)에 좀 놀랬는데.. 역시 돈주고 산 책이 아니어서 그런지 그 당혹감은 금새 사라지기는 했다. 돈 주고 샀으면 화났겠다..생각하면서 말이지.
칼라 인쇄본이어서 가격도 만만챦게 비싼거구나..란 생각은 했지만 이러저러한 모양으로 재밌게 그려진 타자기의 모습과 폴 오스터의 캐리커쳐 그림이... 내게는 아직 소장가치를 느낄만큼은 아니다.
이 책을 보니 새삼 초창기 폴 오스터의 책이 나올때는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을 못느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신간서적 모두가 양장본으로 나오기 시작해서 이상타~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폴 오스터 책을 사긴 했지만 솔직히 양장본으로 소장할만큼의 팬은 아닌데... 선택권을 박탈당했다는 걸 다시 느끼려하니 기분이 좀...
문팰리스를 출판하던 구십년대의 시절로 되돌아가면 안될까...
음.. 리뷰를 쓰면서 책의 겉모습에 대해 말이 많은건 또 첨이군... ^^;

어쨋거나 덤으로 그냥 받은 책인데~ ^^;;;

 

"오래되어 낡고 시대에 뒤쳐진 고물, 기억으로부터 빠르게 사라져가는 시대의 유물인 이 타자기는 내게서 떠난적이 없었다. 우리가 함께 지낸 9천4백일을 돌이켜 보는 동안에도, 이놈은 지금 내 앞에 앉아서 오래되고 귀에 익은 음악을 토닥토닥 내보낸다" [본문에서 따옴]

패스트푸드에서 쓰윽 한번 읽고난 후, 가방에서 주섬주섬 편지지와 연필을 꺼내들었다. 그놈의 타자기야 폴 오스터의 애물단지이고, 그가 그렇게 아끼는 오랜 친구에 대한 독백을 들으니 나 역시 내 친구에게 뭔가를 들려주고 싶은 맘에 편지지를 꺼내든 것이다. 연필로 꾸욱꾹 눌러쓰는 편지가 쓰고 싶었던 것인지도....

이 책을 읽고 또다시 나의 일기장을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책이 완성되고 난 후에, 난 결코 돈받고 파는 일을 하진 않을것이다. 허~ 사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이런 책은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삶'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니 사고파는 매매행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거 아닌가?
어... 더 이상 주절대지 말자. 구차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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