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운 세상에 함께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물겹게 고마운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어느 날 문득 그 사람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시큰해지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혼자 되내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사람냄새 나는 소녀처럼 사람냄새를 풍기는 이상은, 그런 음악을 하는 내가 되겠다고. 여행에서 만난 누군가가 또 나의 목표를 심어주었다. 화분에 심어져 있는 허브처럼.(67) 

 

 

 

봄이 맘껏 활개를 펴고 있는 지금, 활짝핀 꽃들을 시기하는 꽃시샘바람이 불어대고 있다. 춥기는 하지만 겨울처럼 매섭고 차가운 바람이 아니라 마음까지 춥지는 않네.
내가 그리 인식하고 있지는 못했었는데, 주일마다, 거의 매 주일마다 돌아가신분들을 위한 미사봉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함께 떠올리는 아버지, 만두언니, 아녜스. 드라마에서 누군가의 죽음으로 슬퍼할때마다, 일상에서도 누군가의 죽음을 전해들을때마다 알수없는 슬픔이 밀려오고. 언제쯤 아린 마음없이 환하게 웃으며 그 모두를 추억하게 될까. 어느덧 세월은 조금씩 흘러가고 있고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난 이들이 생겨나고. 나는 아직 이곳에서 어딘가로 떠났다가 돌아올 날을 기약하며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고 있다. 여행이란. 

따뜻한 봄이 되었으니 분갈이를 하고 허브를 마당에 심어봐야겠다. 지금까지처럼 죽어버리지 말고 잘 자라줬으면 좋겠는데.  바람결에 향그런 행복을 맛볼 수 있는 허브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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