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수도원을 나오는 알료사의 이야기로 끝나는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라니. 왠지 그 장엄한 형제들의 이야기를 코믹으로 만들것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정말 그 다음 형제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릴적에 빨강머리 앤에게 빠져 지낼 때, 우리집에 있던 책의 끝은 앤이 길버트를 만나 '길모퉁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 후 그들의 미래에 대한 것은 오로지 상상이었었는데 몇년이 흐른 어느 날, 친구를 통해 그 뒷이야기가 훨씬 더 많이 씌여있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왠지 처음엔 당혹감만 가득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릴적의 책읽기가 어찌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빨강머리 앤도,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도 행복했으리라 생각했겠지.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무조건 행복,이라거나 그런건 떠오르지 않을테니까.
작가의 이야기풀이가 아니라 독자의 상상이라면 이건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몇몇 이들이 모여서 함께 책수다를 떨때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를 주제로 하면 엄청난 이야기들이 나올 것만 같고 그 시간은 책을 읽는 시간만큼이나 행복할 것 같다. 그런 느낌으로 이 책을 다시 살펴보니... 왠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데?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책이지만 왠지 비슷하게 연상되는 책이 있다.
"커트 보네거트가 1999년에 발표한 아주 '짤막한' 책으로, 직접 뉴욕 공영 라디오 방송국 WNYC의 명예기자로 나선 이 책에서 보네거트는 당시 백삼십여 명을 안락사시켜 '죽음의 의사'로 불리던 잭 키보키언 박사의 도움을 받아 4분의 3만 죽은 상태로 사후세계에 가 유명 인사들을 인터뷰한다. ... 보네거트는 이 책에서 현세를 떠나 내세에 터를 잡은 이들을 인터뷰한다. 현세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이들을 만나 살아생전 이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되짚는 것이다. 보네거트가 인터뷰한 이들 중에는 히틀러나 아이작 뉴턴 같은 유명인사도 있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도 있다."
가상 인터뷰책은 많지만 이 책은 보네거트가 직접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가상 인터뷰와 다른 것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알것이다. 사후에 어떻게 되든 우리 모두 행복하게 되기를. 지금의 내게 가장 커다랗게 와 닿는 이야기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