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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개정판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평점 :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 휴가는 날짜를 맞춰서 제주도 도보순례를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좋은 생각인데... 라고 하다 문득 이 책이 떠올라 다시 한번 뒤적여본다.
3년쯤 전 제주에 한비야님이 온다는 얘길 듣고 사무실에서 조퇴까지 하며 강의를 들으러 갔던 기억이 난다. 책장을 뒤져 특별히 이 책을 빼내어 가방에 챙겨넣고 마음설레이며 그녀의 강의를 들었었는데, 책을 읽을때나 강의를 들을때나.. 그녀의 말과 글에는 뭔가 모를 희망과 자신감이 넘쳐나게 하는 활력소가 들어있는 듯 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꼭 이룰 수 있겠구나..하는 확신이 생겨나는 것이다.
2001년, 강의가 끝나고 싸인을 받을 기회가 주어졌을 때, 길게 늘어선 줄이 차츰 줄어들고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내 손에 들린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이 책을 보고 '드디어 이 책이 나왔구나'했던 말을 잊을수가 없다. 내심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책이란 걸 알고 있다는 듯한 그 말한마디에 내 탁월한 선택을 인정받은 듯한 기쁨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해도 마냥 좋았다....시원스레 쓰여진 '그 꿈 꼭 이루시길'이란 글을 보니 다시금 맘이 설레인다... 꿈이 부풀어오르는듯...
언젠가부터 국토종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토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런면에서 어찌보면 이 책은 그닥 별다를것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는 길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꼴찌도 괜찮은거'라는 말이 그녀에게서 나오면 괜스레 절대 포기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갈 수 있을듯한 느낌이 드는건 뭐라고 딱히 꼬집어 설명할수가 없는 그녀의 글이 가진 흡입력이다.
꼭 이 책에 씌여진 추천코스를 따라가지 않는다 해도 좋을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자분자분 걸어 내 나름대로의 국토순례에 대한 꿈을 이뤄나가며 꿈을 완성하는 것이 더 좋을것이다. 참, 그리고 이 책에 부록으로 딸린 도보여행 장비, 준비물, 잘 걷는법, 다리피로풀기 등의 내용은 도보행진이 있을때마다 내게 잘 걷는다는 칭찬을 받게하는 원천이었음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