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고 즐거워야 할 교리교사의 역할이 갈수록 짜증과 치졸함으로 치솟고 있음을 느끼고 관 둬 버린 것에 대한. - 물론 아이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원리원칙을 강조하며 무조건 자신이 옳고 상대방은 자신의 의견에 따라야 하며 우리의 생활이 어떠한가는 관심없이 우리모두가 오로지 성당봉사활동에 전적으로 투신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실제로 즉흥적으로 말을 내뱉는 그분께서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기때문에 이건 전적으로 내 느낌일뿐이다. 댁이 나이 먹고 경험이 많은 것 만큼 나도 나이 먹어주셨고, 교리교사 경험으로 치자면 십년은 더 해주셨을터이지만 언제나) 댁이 내 위에 있을거라는 생각에 나는 끔찍해질뿐이고. 그래서 때려치운 교리교사는... 상실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 주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풍족해진 주말의 여유로움에 한없이 늘어지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분명. 

누군가의 서재가 닫히고 누군가가 떠나고. 물론 또 다른 누군가가 들어오겠지만.
이미 예전같지 않지만 언제나 예전같음만을 찾는다면 나는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예전처럼 정신없이 일하다가도 이곳에 들어오면 뉴스쇼를 보지 않더라도 세상 돌아가는 판을 바르게, 혹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져가는 것은 확실히 나를 도태시킬것이다. 왠지 찬란했던 그 시절에 대한 상실감 같은 기분이 들고 있다는 것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아, 그래도 여전히 이곳에서 소식을 알 수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다음 아고라 토론방의 핫이슈,로 만들어야 할 [제주해군기지반대]에 대한 것도 예전같으면 신나게, 아니 오해의 여지가 있으니 표현을 달리해서. 예전같으면 그에 대한 내용과 부탁하고 싶은 행동지침에 대해서도 주절주절 적었을텐데.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일이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쉬고 싶은 마음에 그런건가.. 싶었는데. 문득 '상실감'이라는게 내 주위를 떠돌고 있는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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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8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0-01-0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워낸만큼 채워지는 것 또한 인생이라고 하더군요...^^ (캬 좋다~)

마냐 2010-01-11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메피님의 철학보다는 치카님의 상실감 쪽에 더 공감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