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클라스 후이징 지음, 박민수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중간중간 흠칫거리며 '어, 이거 내가 하는 얘길 이 사람이 들었나?'라는 생각에 책읽기가 잠시 멈춰지기도 했다. 그리고 '어라, 이 얘긴 또 왜 뜬금없이 등장하지?'라는 생각에 되돌이표를 찍는 책읽기를 하게 하는 이 책은 그렇게 책벌레처럼 조금씩 서서히 먹어치우게 되는 책인가보다라는 생각에 묻혀 들어왔다. 책읽기가 좋은 사람들에게는 꼭 권해주고픈 책이다.

해수욕장에서 폼잡고 읽기엔 적당치 않은 책이었는데 아무런 개념없이 나는 이 책의 첫머리를 풍경좋은 해수욕장의 나무그늘 아래에서 시작했다. 실존했던 인물에 이야기를 덧씌운 이 책은 제목처럼 '책벌레'인 두사람의 삶을 엇갈려 이야기하며 '책'의 의미를 파고들어가고 있다.

책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름끼치도록 집요한 열망은 살인자의 광기와 무엇이 다를까...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고들 한다. 그처럼 책읽기가 책을 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지혜를 찾아나가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광기어린 책사랑이 조금은 무서워지는 여운과 함께 '텍스트'의 의미는 '삶 읽기'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느낀다. 그리고 책 중간에 넣어진 '책과 창녀'의 이야기는 특별부록의 서비스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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