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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의미는 책을 읽은 후에야 알 수 있었다. 세상에 대해 편견과 거짓이 없고, 혼돈의 시기를 겪으며 자아정체감을 찾는 성장기, 솔직함 등등... 이 책의 내용에 대한 극찬의 평은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책을 덮고 내게 가장 강하게 남은 것은 콜필드가 하고 싶어한 '호밀밭의 파수꾼'이 얼마나 위대하고 유쾌한 일인가, 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마구 내달리며 즐기는 호밀밭에서 가끔씩 마구 내달리는 아이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일. 우리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유쾌하고 위대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언젠가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면 그 의미가 더 강하게 전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지.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을꺼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거야. 애들이란 앞 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야. 그럴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건 그거야. 바보같겠지만 말이야'(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