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렇다면 나 역시 우리 아버지같은 환자는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안봐줄꺼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의사를 고를 수 없듯이, 환자도 고를 수 없는 걸.

경력이 쌓이면 사람 대하는 것 역시 숙달이 될꺼라 생각했는데, 이 의사는 아닌 것 같다.

원래 성격자체가 섬사람 특유의 무뚝뚝함과 이루 말할 수 없는 딱딱함과 꼬장꼬장함과 고지식함과 ...

모르겠다.

경험치가 더 많은 그 의사는 이런 태도면 치료하기 힘들다 하고, 다른 병원 있으니까 딴 병원가지 왜 여기 오냐는 태도를 보이고, 좀 더 어려 보이는 의사는 애기 대하듯이 수혈주사도 '빨간주사' 놓을꺼라고 아침에 얘기했는데 잊어버리면 어쩌냐고 은근슬쩍 눙친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가,를 성찰해 볼 마음의 여유는 없고. 단지,

앞으로 일주일에 세번, 투석할때마다 봐야하는 담당의사가 아버지를 환자로 대하기 싫어하는 것에 비례해서 우리한테도 막대한다는 것이 사소한 힘듦이다.

'내가 죽어버려야지'라는 말을 하는 아버지에게 '그런 얘길 왜 하시냐'는 대꾸조차 하지 못할만큼,의 마음도 사소한 힘듦일까?

아파 죽겠다고 병원에 간다고 화내더니, 이제는 병원진료가 돈만 받아 처먹으려는 엉터리 의사들의 쓸데없는 짓이라며 말도 안되는 화를 내는 아버지 같은 환자. 어쩔 수 없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선택할 수 없는 건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 의사도 제발 좀 그래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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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4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08-09-2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고맙습니다.
지역의 제약.. 제가 사는 곳엔 대학병원이 딱 한군데예요. 그러니 더 심하겄죠 ㅡㅡ;;

순오기 2008-09-24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인이 되면 애기가 된다는데 게다가 심신이 약하시니 더 애기가 되신 거겠죠.
치카님 많이 힘들겠군요~ 의사는 먼저 환자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어야 하는데~ 요즘 의사에게 그런 걸 기대하긴 힘들겠죠.ㅜㅜ 그래도~~ 마음을 넉넉하게 잡수시고 힘 불끈 내시길... 감기엔 따뜻한 물을 수시로 드시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