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 다 있다는 것만 정확할뿐,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는 것 같다. 아니,개정판을 지금 읽는 중인데 기억인지 의식인지 뭔가 스멀거리며 올라오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한쪽 접시에는 빛, 빛나는 젊음이 있다. 나는 존재했었고 존재하고 존재할 거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존재의 바다에서 뒤섞이지 않고 좀 더 독특한 하나의 물방울이 될 수 있는 힘이 있다. 여인의 육체를 좀 더 껴안고, 꽃 냄새를 맡고,웃고 울 수 있는 힘이 있다. 언제든지 나는, 나는, 나는..... 하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한쪽 접시 위에 올려져 있고, 산만큼 무겁다. 반면 다른 쪽 접시 위에는 전혀 감지할 수 없는 숨결, 너희 모두의 어두운 조국이 있다. 그쪽 접시에서 평등이니 자유니 형제애니 하는 너희들의 말은 이제 너희들에게 너무나 치명적인 말이 된 듯하다. 너희들은 그 말들을 생각할 정신, 그 말들을 쓸 손, 그 말들을 말할 입을 잃을 것이다.......(42)

 

나도 무서워. 태어나면서부터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왔기에 죽는다는 게 덜 유감스러워야 하는데도 말이야.....(55)

 

 시커먼 밤, 시커먼 테이블 위에 시커먼 개미는 아무도 보지 못한다, 하지만 신은 보신다 (96)

 

두 개의 입구가 서로 통하는 물 속에서 사는 물고기처럼, 나는 진실과 거짓, 거짓과 진실을 오가며 성장했스니다. 공기 중에서 유리벽을, 인생에서 음모를 더 이상 구분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갔죠. 내가 본래 어떤 사람이고, 내 성격이 왜 그렇게 비뚤어졌는지 침묵한 건 교활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도 그 점을 어렵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나는 진하게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희극배우들을 좋아합니다. 희극배우들이 자신을 치장해서 위조자 혹은 사기꾼으로 변장하는 점을 아주 좋아하죠.
그래서 아마 앞서 말했듯이 진실과 거짓을 혼동하고, 단순한 목적에 단순한 수단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는 또 다른 나쁜 습관이 생겼나 봅니다.(188-189)

 

사실, 죽음은 가까이에서 냄새를 맡아보면 기겁할 만큼 놀라운 것입니다. 하지만 상상력의 착각때문에 죽음을 본래의 가치보다 더 과대평가하게 되기도 하죠. 여행자의 불안한 눈에 관목숲 덤불들의 밤 그림자가 거인처럼 보이는 것처럼요.(224)

 

======= 이 뒷부분의 에필로그처럼 이어지는 부분은 정독을 해야한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주의해서 글을 읽어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그래서 밑줄긋기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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