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그저 간단히 끝나는거라 생각했다.

어느날 우편으로 날아든 '진료 확인서'를 별 것 아니라고 넘기려하다가 아무리 봐도 이상해서 건강보험공단에 문의를 했다.

어머니는 그 기간에 서울에 계시지도 않았고, 그리 유명한 병원도 아닌데 그 먼곳까지 가서 진료받을 일이 없다. 서울에서 혼자 병원에 가실 수 있는것도 아니고 형제들에게 물어봐도 전혀 모르는 병원이더라. 특히나 진료 기간에 서울에 있지도 않았다,라는 말로 허위진료기록으로 인한 보험료 부당청구 행위가 아닌가...라는 것으로 끝냈다.

그리고 보름정도 지나서 오늘.

보험공단에서도 그런 내용인 줄 알고 서류처리를 하려고 했으나, 어머니의 서울 진료 기록이 엄청나게 나왔다는 거다. 이건 아무래도 누군가 주민번호를 도용해 병원진료를 받고 있는 것 같으니 경찰에 신고를 해야할 사안인 것 같다고.
진료기록을 외부로 유출할 수 없으니 본인이 직접 보험공단에 와서 확인하고 서류접수를 해서 경찰신고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어머니께 전하겠다고는 했는데... 뭔가 찜찜하다.

온갖 병원을 다 다녔더라마는.

첨엔 문득, 보험료를 내지 못한 누군가가 타인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진료를 받은건가, 싶었는데... 정말 그런걸까, 싶기도 하고. 뭘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것인지...
공단쪽에서는 이대로 두면 그 사람은 계속 어머니 주민번호를 도용해서 병원진료를 받게 될 것이고, 나중에 문제가 심각해질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 문제가 단지 '보험료'의 문제라면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아,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공단방문,을 해야겠지.

이건 범죄의 기록,으로 남을까 아니면 건강보험제도의 헛점으로 기록되어 어느 외롭고 불쌍한 할머니의 병원진료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 비극적 사건으로 남을까. 내가 문제를 확장시키고 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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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2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2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12 23: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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