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침뱉기, 같아서 꾹꾹 눌렀던 이야기들.
내가 모시는 국장은 관련부서의 국장으로서의 역할을 못.한.다.
그래도 참견은 잘 하시어, 내가 연도별로 파일을 정리하고 폴더를 만들어 둔 것을 내용별로 하지 않았다고 벌써 이틀째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밟아대고 있다. 그 파일을 보는 것도 실무자인 나,이며 지난 파일을 열어보는 것도 실무자인 나 뿐이다. 그런데 상사라는 이유만으로 자기맘대로 해놓지 않았다고 내가 불편하게 일해야 한다니. 짜증이 제대로 올라왔다.
그래서. 이것저것 덩달아 올라오는 짜증들.
점심시간이 되면 사무실 출입문을 잠궈두는데, 열쇠 안갖고 다니다가 문이 잠겨 못들어오면 그 직원의 잘못이라고 시퍼런 칼날을 세우던 직원이 좀 전에 잠깐 나갔던 것을 모르고 내가 문을 잠그고 컵을 씻으러 안쪽으로 들어가버렸다.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들편에 들어온 그 직원. 열쇠없이 나간 자기 탓이 아니라 일부러 내게 와서 문을 잠궈버린 것이 나,냐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무라듯 묻고 휭 가버린다. 저놈의 진상.
주방의 개수대에서 컵만 씻는데, 다른 직원들은 꽃병도 들고와서 지저분하게 사용한다고 시퍼렇게 날뛰던 그 직원은 또한 자기방의 블라인드를 일년에 한번 청소해서 시커먼 꾸정물이 나오는 걸레를 그곳에서 빨고 있더라. 내가 그걸 발견한 다음부터 거기서 걸레를 안빠는 것도 아니고, 다른 직원들이 지저분하게 쓴다는 욕을 안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 나도 안다. 분명 나 자신도 저런식의 진상짓을 하고 있을게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아니지 않은가. 저런 짜증들이 마구 솟아오르고 있을 때, 24군데에서 들어와야 할 서류가 꼴랑 8군데에서만 들어온 것을 발견하고 전화기를 잡았다가 '문서'로 발송해버렸다. 그래야 국장도 알고, 윗대가리들이 좀 알게 될테니.
아아, 짜증 제대로다. 배고파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지. 빨리 집에 가서 배고픔을 해결해야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