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가미는 깨달았다. 백혈병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인생 최대의 도박이었다. 내건 것은 돈이 아니라, 있다는 사실조차 잊었던 자신의 자존심이었던 것이다. 친부모의 폭행에 의해 너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만 듣고 자란 자신이,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272-273)

 
   

서재 브리핑에 오늘의 태그는 '자존심'이라는 글이 떴다. 내가 쓸 주제의 글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바로 '태그 주제가 왜 저래? 뜬금없이 자존심이 뭐야, 자존심이'라고 중얼거리면서 바로 잊어버렸다.
그런데 정말 바보같이 책을 읽다가 '자존심'이라는 글이 보이자마자 난 태그를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난 다시 책의 내용에 그대로 빠져들었다.
내가 읽고 있던 책은 다카노 가즈아키의 '그레이브 디거'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레이브 디거를 다 읽었다. 그런데 왜 리뷰를 쓰지 못하고 쌩뚱맞은 '자존심' 페이퍼를 쓰고 있는게냐.....
그러니까... 리뷰를 써야 할 시점에서 책의 해설을 읽어버린 것이 문제였다, 라고 하면 어줍잖은 변명이 되려나?

"이 책을 읽다가 중간에 멈출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굴 한번 보고 싶다"고 해버린 에도가와 란포상 심사위원의 글을 읽는 순간 리뷰로 쓰려고 했던 내용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거짓말 조금 보태고, 정말이다 ㅡ,.ㅡ)

 

 

 

 

혹시... 칭찬만 늘어놓는 심사위원의 빤한 얘기를 아직도 못믿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믿어주는 건 어떠신가?

13계단과 유령인명구조대는 정말 최고의 책이다. 물론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심각한 주제가 오히려 심각하지 않게 씌여졌다는 것이 다카노 가즈아키 글의 미덕이라고 하고 싶다. 평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책속에서 나의 느낌에 대한 확신을 가져봤다.

"인간과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을 구분해내는 경계선은 유머감각의 있고 없음에 달려있다'(85)라고 하는 말을 들어버린거다.ㅋ

 

.... 리뷰쓰는 것도 페이퍼 쓰는 것 만큼이나 허술하게 술렁술렁 써서 끝내면 얼마나 좋을까. 분명 결과적으로야 리뷰 역시 술렁거리며 쓴 글이라해도 믿을만큼 허술하지만 페이퍼 쓰기보다는 어렵다구. ㅡ,.ㅡ

근데, 일관되지 않은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 글이.. 오늘의 태그와 뭔 관계인게야? 으이구~!!!

기왕 쓴 김에 하나 더. 이어쩌구가 무혐의로 밝혀졌다며?

'검찰, 그 새끼들, 경찰의 범죄 행위는 묵인하면서 한편으로는 거리의 시시껄렁한 악당들을 법원에 잡아들여서 규탄했죠. 약자만 괴롭히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예요'
"그게 이 나라의 정의야. 법률은 평등하지 않아. 검찰은 내 식구나 챙기고 정치권력과 유착해서 거물급 정치가의 범죄는 눈감아주는 거야. 억울한 건 약한 놈들뿐이지'(293)

뭐야.. 책 인용일뿐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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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06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살맛 안나는 세상이죠~~~~ㅠㅠ

chika 2007-12-06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