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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정준화 지음 / 몽스북 / 2026년 7월
평점 :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독설이 아니라 예의다"라는 추천사에 혹했다. 싫은 것에 대해, 개인의 취향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 특히 예의없는 것들에 대해 자분자분 싫다고 표현한다는 것에 어쩌면 나 역시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희망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부터 조목조목 공감 백만배를 하며 읽기 시작하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차분하게 예의 없는 세상을 향해 외쳐댈 수 있을까 라는 감탄을 하며.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프롤로그에서의 그 시원함이 정작 에세이 본문으로 들어가면 그 예의있음에 조금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금연구역인 사무실 건물 안 화장실에서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직원이 있다는 하소연에, 다음번에 또 그 직원이 담배를 피면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담배 연기가 나는 곳에 뿌리며 불이야! 라는 소리를 지르라는, 현실적으로는 가능할까 싶지만 상상만으로도 유쾌해지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건 예의를 차리는 것은 아니지 싶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그냥 까대는 뒷담화가 아니라 부조리한 세상에서 부조리한 인물들을 만나게 될 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혹 공감이 부족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싫어!'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아니 가끔은 인간적으로 '난 그냥 싫어'라고 할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그 싫은 것들에 대해서도 정중하게 조목조목 설명을 하고 있다.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무례한 사람들과 무례한 세상에 대해,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나 간접흡연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자기만 아는 안하무인들에게, 때로는 조롱거리가 되는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애써 화를 참거나 버럭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난 네가 싫은데'라는 마음 가짐으로 툭 던져넣을 수 있게 되기는 한다. 사실 뭐라 딱히 꼬집어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은 내 마음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