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좋으니 도와주겠다는 제안이 왔을 때 그냥 아빠가 받아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남자들 중에는 참 특이하게도 도움을 받으면 존엄성이 훼손된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느니 차라리 홀로 죽어버리는 게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외따로 남게 되었다. 아빠는 식당을 둘러보았다. 절망이 서서히 내려앉은 그 얼굴을 본 것도 나뿐이었다. 역시 내 생각이맞았다. 날개를 쫙 편 독수리가 어깨에 도사리듯, 어둠이 아빠에게돌아왔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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