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정한 기세 -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용기
서울라이터 박윤진 지음 / 윌북 / 2026년 1월
평점 :
금요일 퇴근 시간, 일이 많아도 집에서 내가 챙겨주는 저녁을 기다리실 어머니때문에라도 늦게 남아있을 수 없어 퇴근을 서두른다. 피곤해서 저녁을 챙길일이 걱정인데 요즘 식사를 잘 못하시는 어머니가 김밥을 드시겠다고 해서 늦은 퇴근길에 김밥을 사들고 와서 어머니를 챙긴 후 밀린 설거지까지 끝내고 티비를 보며 남은 김밥을 먹었다. 그나마 오늘 저녁은 김밥을 먹어서 저녁 열시에 모든걸 정리하고 티비앞에 앉았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다정한 기세,는 나의 일상과 딱히 연관이 있지 않다. 그런데 왠지 나는 자꾸만 나의 일상을 늘어놓고 싶어진다.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는 용기'라는 부제 때문일까?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과감히 회사를 나와 자신의 업장(!)을 차렸다. 그리고 오랜세월 카피라이터로 살아가고 있다. 일은 좋아하지만 회사는 싫어 1인 사업자 대표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맘껏(!)하고 있는 것 같다.
다정한 기세는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성공담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소하게 자신의 일과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을 배우게 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기억에 남는 한가지를 꼽는다면 '하루를 바꾸는 친절의 마법'이다.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 역시 비슷한 일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조금 더 강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며 무뚝뚝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마트 직원이 내 앞에 선 할머니가 뭔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그래도 일이 익숙해서 그런지 능숙하게 처리를 하고 일을 계속하는데, 내가 물건들을 담으면서 전에도 봤지만 오늘도 보니 역시 능숙하게 일처리를 깔끔하게 잘 해주신다며 인사를 건넸더니 놀랍게도 멋쩍어하면서도 환한 웃음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감사하다고 대답해준다. 나오면서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니 그 직원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고 내 뒷사람은 친절한 직원을 만나고 있는 것 같아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던 기억이다. 하루를 바꾸는 친절의 마법은 바로 그런것이다.
다정한 기세는 일상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성찰뿐만 아니라 각각의 이야기끝에 카피를 하나씩 담고 있어서 그 글을 읽는 재미, 아니 한줄의 촌철살인 같은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맞는 말이지만 긴 설명 필요없이 강렬하게 와 닿는 문구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을만큼 좋은 카피가 많다. 뭐, 거창하게 하나를 끄집어 내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작은 행복은 여기저기에 굴러다니고 있다. 작은 행복을 모은다. 적당한 행복이면 충분하다." (205)
문득 적당히 행복하다면 적당히 살아도 되는 것 아닐까,라고 말해도 되려나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