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
심너울 지음 / 슬로우리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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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관련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모든 소설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십년도 더 전에 '수비의 기술'을 읽었었는데 그 역시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 물론 세세한 내용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내 취향저격이었던 소설임은 틀림이 없다 - 그 이후로 야구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다 좋아했더랬다. 심지어 몇년 전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스토브리그'까지도.


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는 SF소설가로 특화된 심너울 작가의 소설이라고 하니 더 관심이 갔던 것도 있다. 그런데 너무 기대를 해서였을까. 솔직히 첫부분을 읽으면서는 자꾸만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떠올라버리기도 해서 그냥 그렇게 별 기대없이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야구천재 유망주가 등장하는 줄 알았지만 만년 꼴찌를 맴돌며 가을야구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는 펭귄스, 그런 펭귄스에서 홈런 한번 못쳐보고 백업선수로 활약하는 정영우 선수. 

처음 정영우 선수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뭔가 히어로를 기대한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나 역시 별볼일 없는 사람이지만 묵묵히 한자리를 오랜 시간 지켜온 사람이어서 그런지 조금은 정영우 선수가 뭔가 큰 일을 해내기를 바랐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는 오히려 새로 영입된 전략운영팀장의 눈과귀가 되어 선수들의 동향을 전달하는 첩자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사실 긴박한 전개는 아니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뒷부분으로 가면서 뭔가 빤한 것 같지만 특별함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 좋았던 것도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 내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웃음을 유발하는 소설의 내용 속에 담겨있다는 것이다. 


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라는 말은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정영우 선수뿐 아니라 동생 승우, 서나리, 하유미, 그에 더하여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데 좌천당해 펭귄스의 단장으로 부임한 하유미의 아빠까지. 이들 모두의 이야기는 또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야구든 뭐든. 좀 못하면 어때. 내일은 오고, 나는 지금의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 사실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일의 나를 부끄러워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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