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그닥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은 쪽지를 보내고 왔다.
엊그제 얘기한 '선물'의 개념에 대하여.
그 사람의 다른 글을 우연찮게 확인했는데, 또 수많은 '선물'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내게 했던 것과는 달라진것이 있더라. 선물의 내용과 택배비까지 적어놨다는 거.
그래서 그냥 다행이다, 싶어 나오려고 하는데 덧붙임이 내 신경을 긁어댔다.
받고나서 '동화책 필요없는데' 라는 쪽지 받으면 맘 상한다는.
순간 버럭, 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저 글이 나를 겨냥한건지 아닌지부터 파악을 해 봤다. 아무리 봐도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보내지는 않았을테니 내가 모를꺼라 생각하고 (아니면 은연중에 나를 겨냥하고) 쓴건지도 모른다.
뭐, 이러냐. 하고 관둬버릴 수도 있지만 아침부터 긁힌 신경이 가만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쪽지를 보냈다.
"저 글을 읽다보니 받고 나서 동화책 필요없는데 라는 쪽지 받으면 맘 상하신다고 표현하셨는데 혹시 제 얘기는 아니겠지요?
저는 동화책을 보낸다는 얘기도 못들었고 더구나 '선물'이라고 하셔서 그냥 보내주시는거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택배착불비 오천원까지 부담해야 해서 왜 미리 착불이라는 얘기를 안해주셨는지 좀 당황해야했습니다. 님이야 좋은 마음으로 보내셨겠지만요....
어쨌거나 선물이라는 말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서 저 윗글처럼 확실히 표현해주시니 낫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모쪼록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을 쓰는 사이에 답장이 왔다. 딱히 나를 꼬집어 얘기한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어쨌거나 본인은 선물로 보낸건데 필요없는 책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맘 상하는건 당연한거 아니냐는 얘기다. 그리고 다 돈주고 산 책들이라고. 아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줌마라 동화책 보내면 다들 좋아할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아, 나도 내 위주로 생각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그런 미숙함을 신경질부리며 받아들인건 아닌가...하는 반성은 나중의 문제고.
여전히 '선물'이라면서 자신이 고른 책을 상대방에게 우편료 부담시키면서 보내는 것은 뭔가 아니지.. 싶은데.
아침부터 이런저런 생각하기 싫은데 왜 이러냐.
** 아, 그래도 내가 그런 쪽지를 보냈으니 그나마 이제는 '선물'이라고 하면서도 명확히 그 내용과 택배비를 명시한거겠지?
위안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