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독성물질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인체는 동적인 시스템이다. 우리는 수많은 독성물질에 노출되며 살아가지만, 인체는 그런 물질을 끊임없이 몸 밖으로 배출하고,
활성을 없애고, 분리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재 자기 몸에 독성물질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파악하고 더 쌓일 일을 자초하지 않는것, 그래서 균형이 깨지고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것이다. - P67
인체가 늘 가장 시급하게 여기는 생존을 가운데 두고, 생존에 가장 덜 필요한 기능을 추려서 버린다. 때로는 이 과정에서 정말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버려진다. 우리가 떠올리는 기억은 과거의 경험이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게 아니라 다른 정보들을 토대로 재해석된 것이다. 그리고 경험을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면 더욱 그런 경향이 있다. 에너지가 없어서 뭔가를 길에 버리고 가야 한다면 남들과공유하는 기억부터 수레에서 내려놓는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중요한 것을 잊더라도 남들의 도움으로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제 점심때 뭘 먹었는지, 그저께 출근하거나 등교할 때무슨 옷을 입고 갔는지, 그제 TV로 어떤 프로그램은 봤는지 허다하게 잊는 것도 그래서다. 이런 일들은 대부분 생존과 무관하고, 설사생존에 필요한 일이 되더라도 주변의 누군가가 그 일을 상기하도록도와줄 수 있다. 게다가 지금처럼 다들 주머니에 작은 컴퓨터를 한대씩 가지고 다니는 시대에는 사진, 메시지, 달력에 써둔 일정 등이기억을 되살리는 직접 증거나 정황 단서로 활용된다. 그래서 이런 기억은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챙겨가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되살릴 수 있으므로 안심하고 수레에서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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