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나라에 와서 열심히 일했다. 13년 동안이나 일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 은행에 저축도 할 수 없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도 없다. 나는 인간이 인간답게 생활하는 것이야말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이 자연이 준 모든 것을 누려야 한다. 그래서 나는 노동하며 매일 좀더 나은 생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전쟁이란 무엇인가? 전쟁이란 자유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돈 많은 부자들을 위한 것이다. 과연 서로를 죽일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가? 나는 아일랜드 사람을 위해서 일했다. 또 독일인 친구들과 함께 일했고, 프랑스인이나 그밖의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함께 일했다. 아내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는 이들을 좋아한다. 왜 내가 이런 사람들을 죽이러 가야 한단 말인가? 나는 전쟁을 믿지 않는다. 내가 사회주의자를 좋아하는 까닭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44-45)

 

 

이런저런 일이 좀 있어서... 맘이 싱숭생숭하니 책에 집중이 안되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잠시 멈춰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서로를 죽일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가......

좀 더 열심히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까짓거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인생이면 어떤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제대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세계의 어느 곳에서는 먹을 것이 남아돌아 썩는 일조차 있다고 하는데, 어째서 한편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야 하는 걸까요? 도대체 인간은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요? 나는 전쟁의 책임이 위대한 사람들과 정치가, 자본가들에게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책임은 일반 사람들에게도 있습니다. 정말 전쟁이 싫었다면 너도나도 들고일어나 혁명을 일으켰어야지요. 

 이렇게 쓴 안네는 우리들 '일반 사람들'의 책임을 계속 묻고 있다. 설령 세상 사람들 수백만 명이 '안네의 일기'를 읽고 동정의 눈물을 흘릴지라도, 그것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지는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만들어진 시오니스트 국가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역설을 저질러왔으며, 한편으로 세계는 소련과 동구권의 사회주의체제 붕괴 이후 또다시 대두하는 배외주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는 안네의 죽음을 더더욱 희망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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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7-11-0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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