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는 그 전쟁을 미화하지. 전쟁의 진짜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아무도 없어. 넌 내게 어느 편에 섰는지 물었다. 진실을 말하자면, 그 전쟁에는 두 편이 아니라 세 편이 있었어. 생명군, 선택단, 그리고 미군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지. 그들의 임무는 양쪽이 서로를 죽이지 못하게 막는 거였다. 나는그 세 번째 편에 있었어. 불행히도 우리는 성공하지 못했다. 알다시피, 갈등은 언제나 하나의 문제에서 시작한다. 의견 차이,말다툼에서. 하지만 그런 갈등이 전쟁으로 번질 때쯤에는 원인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제 중요한 건 하나, 단 하나뿐이니까. 양편이 서로를 얼마나 증오하느냐는 문제 말이다.」
제독은 머그잔에 위스키를 더 따른 뒤에야 말을 잇는다. 「전쟁 이전에는 전쟁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나날이 있었다. 옳고그름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모든 것이 뒤집혔지. 한편에서는사람들이 생명권을 지키겠다며 임신 중절 시술을 하는 의사들을 살해했고, 다른 편에서는 사람들이 태아 조직을 팔겠다는이유만으로 임신하고 있었다. 모두가 지도자의 능력이 아니라, 이 한 가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근거로 지도자를 선택했지.
광기 그 이상이었다! 그런 뒤에는 군대가 분열했고, 양측 모두전쟁 무기를 손에 넣었다. 두 입장은 결국 서로를 파괴하기로작정한 두 군대가 되었지. 그런 뒤에 생명법이 나온 거야.」생명법이 언급되자, 코너는 등줄기를 따라 얼음물이 흐르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한 번도 생명법에 관심을 둔 적이 없었지만, 언와인드가 되고 나니 모든 게 달라졌다. - P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