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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턴 숲의 은둔자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4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캐드펠 시리즈 14번째 이야기 '에이턴 숲의 은둔자'는 영주의 사망 후 상속자가 된 손주 리처드를 땅부자와 결혼시켜 재산 이득을 취하려는 할머니 디오니시어와 리처드를 성인이 될 때까지 후견하게 된 수도원장과의 기싸움에서 시작된다. 어린 리처드가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수도원장에게서 손주를 빼내려는 디오니시어는 숲속의 은둔자로 알려진 커스러드를 통해 리처드가 집으로 돌아와야 함을 주장한다.
서로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턴 숲의 은자 커스러드의 심부름꾼으로 수도원을 찾은 히아신스는 되돌아가던 길에 강물이 불어난 곳에서 나무에 깔린 숲지기를 구해주는 선행을 베푸는데, 이후에 나타난 영주 보시에가 찾는 도망친 농노가 히아신스와 동일인일 것 같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고, 이미 그 신분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누군가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면서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어가는 듯 하다. 여기에 더해 이번 에피소드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역사이야기가 한조각 더해지면서 더욱 풍부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캐드펠 시리즈의 다른 에피소드들과 마찬가지로 피를 부르는 복수를 옹호하지는 않지만 정당한 결투에 대한 긍정만 있을뿐 살인을 저지른 이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연민은 없다.
그리고 변함없이 조연처럼 등장하는 여성캐릭터들은 자신의 사랑을 스스로 얻을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심까지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한테 그 책임을 떠 넘기려고? 애먼 하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싶지는 않아...... 그렇게 해서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고통이든 감수할 용의가 있긴 하지만...."(251)
다른 사람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지만 자신 스스로에게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려는 등장인물은 조연처럼 잠깐 등장하지만 너무 멋지게 그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에이턴 숲의 은둔자,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 잘 짜여진 스토리를 통해 글을 읽는 재미와 그 안에 담겨있는 배신과 탐욕의 결말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보이며 진실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또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캐드펠 시리즈가 시대와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