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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 - 시카고에서 차려 낸 엄마의 집밥
조앤 리 몰리나로 지음, 김지연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평점 :
제대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몇 안되지만 요리를 시도해보는 것을 좋아해서 내가 해보고 싶은 요리레시피가 있는 요리책은 한번쯤 훑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한번 시도해보고 맛있게 되면 그 레시피를 따로 적어놓고 나만의 레시피 책을 만들어보기도 하는데, 이 책은 '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라고 하니 무조건 내가 해 볼 수 있는 몇가지 요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식 대백과라고 되어 있지만 정통 한식이 아닌 응용변형된 한식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밥과 반찬뿐 아니라 빵과 디저트 레시피도 있어서 사실 기대이상이었다. 오븐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아서 여건이 좋아지면 사려고 미뤄둔 오븐을 당장 사고 만들어먹고 싶을 만큼 맛있는 빵 레시피도 있어서 자꾸만 책을 뒤적거리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단지 요리책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에세이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별다른 설명없이 에세이라고만 해버리면 또 요리에세이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이 책은 뭐라고 해야할까, 저자의 가족사가 담겨있는 인생에세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요리 레시피 중간중간 저자를 비롯한 저자의 가족사진이 담겨있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 생활하게 된 사연을 읽다보면 같은 황해도에서 남쪽으로 내려오신 외가 식구들의 이야기도 떠오르고 어머니가 해 주셨던 어린시절의 북한 생활이라거나 38선을 넘고 만주를 건너 각각 남쪽을 향해 와서 만나게 된 가족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저자의 어머니가 체험한 삶의 이야기들도 소설처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감동적이기도 했고.
요리 식재료는 낯익은 것들이 많은데 양념들은 올리브오일, 발사믹식초, 미림 같은 것을 많이 쓰고 있고 설탕 대신 메이플시럽을 사용하기도 해서 - 사실 대형 마트에 가면 다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양념에서부터 전통 한식 느낌은 아니어서 확실히 외국인들이나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서면서도 익숙한 맛이 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또 익숙하지만 조금은 낯선 이국의 맛이 날수도 있을 수 있고.
색다른 조합의 빵 만들기는 정말 해보고 싶은데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는 맛의 조합이다. 책을 읽을 때는 에세이로 읽고 다 읽을 후에는 요리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건 요리책인데 비건요리를 찾는다면 당연히 추천.